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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지난번 성유리가 말했던 대로 그녀와 관계를 맺은 남자는 방건우가 아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박진우는 그 남자가 누구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방건우는 무심한 눈길로 그를 한 번 흘겨보고는 그대로 돌아서 방으로 들어갔다. 어느덧 밤이 되었고 그 시각 정란 별장. 박진우가 저녁 식사를 막 끝낸 참에 밖에서 하이힐 소리가 또각또각 울려왔고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안으로 들어오는 양아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현아, 갑자기 웬일이야?” 박진우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목소리를 한 톤 낮췄다. “진우 씨, 내가 들었는데... 회장님이 유리 씨한테 재산 절반을 주라고 했다던데 그게 사실이야?” 양아현은 그의 곁에 앉으며 목소리에는 조급함이 묻어 있었다. 그러자 박진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걸 정말 주겠다고 한 거야? 절반이면 최소 수조 원인데... 성유리 씨가 무슨 자격으로 그렇게 큰돈을 가져가?” 박진우는 옆에서 흥분하는 그녀를 바라보다가 문득 성유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돈을 정보다 더 중하게 여기는 사람이... 그게 가장 불쌍한 사람이라고...’ “혹시... 벌써 사인한 건 아니겠지?” 양아현의 눈동자 속 놀라움이 더욱 짙어졌고 그녀의 말에 생각이 끊긴 박진우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내가 준다고 했는데 안 받겠다고 했어. 게다가 합의서를 내 앞에서 바로 찢어버렸어.” 그 말을 들은 양아현은 속으로 크게 안도했고 하지만 곧 다시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왜 안 받는 거지? 설마 이혼 안 하겠다는 거야?” “윈드 타워만 남겨달라고 했어.” 박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 집은 우리가 같이 산 거지만 명의는 유리 거야. 그거 말고는 한 푼도 안 받겠다고 하더군.” 그 말에 양아현의 눈에 깜짝 놀란 기색이 더 짙어졌다. ‘정말 한 푼도 안 받는다니...’ 이건 그야말로 양아현이 전혀 예상 못 한 일이었다. 하지만 양아현은 속으로는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자기가 박진우와 결혼하면 쓰고도 남을 돈이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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