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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화

박지훈의 눈에는 서늘한 기색이 스쳤고 그의 표정을 본 배가은은 잠시 놀란 듯 눈이 커졌다. 그녀는 마음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담담하게 말했다. “지훈아, 우리가 언제 이렇게 서먹해졌어?” 박지훈은 라이터를 꺼내 입에 문 담배를 붙였고 길게 연기를 내뿜은 뒤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가은아, 무슨 일이든 지켜야 할 선이 있어. 특히 감정 문제에 있어서는 나는 누가 내 사생활을 함부로 캐묻는 걸 좋아하지 않아. 그건 너도 잘 알잖아.”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물을게.” 배가은이 목소리를 한 톤 높이자 박지훈의 눈 끝이 차갑게 치켜 올랐다. 잠시 눈을 마주친 순간, 배가은의 눈동자에는 묘한 근심이 스쳤다. 그러자 박지훈은 잠시 생각하다가 짧게 말했다. “말해봐.” “네 곁에 있는 여자... 혹시 성유리야?” 배가은의 시선은 그의 얼굴에 고정되었고 표정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박지훈은 눈 한 번 깜박이지 않은 채 미동도 없었다. 그는 담뱃재를 털어내며 다리를 꼬고 무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맞으면 어쩌고 아니면 또 어쩔 건데? 어차피 너랑은 상관없는 일이잖아.” 그 말에 배가은은 양옆으로 내려져 있던 손을 무의식적으로 꽉 움켜쥐었다. 박지훈이 이런 식으로까지 자신에게 숨기는 건 처음이었다. 부정도 인정도 아닌 모호한 태도였기에 배가은은 둘이 정말 그런 관계인지 아닌지 더더욱 확신할 수 없었다. “우린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랐고 사이도 나쁘지 않았어. 하지만 예전부터 얘기했듯이 난 너를 좋아하지 않아.” “난 너를 좋아하지 않아.” 이 말은 배가은의 귀에만 들린 게 아니라 휴게실 문가에 있던 성유리의 귀에도 또렷하게 들어왔다. 성유리가 그동안의 모든 의심이 한순간에 해소되는 순간이었다. 두 사람 사이엔 정말 아무런 관계가 아니었다. 성유리는 문에 기댄 채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 미소는 점점 커졌고 감출 수 없는 기쁨이 얼굴에 번졌다. 누군가가 웃으면 누군가는 울기 마련이었다. 그 순간 배가은의 표정은 한없이 어두워졌고 눈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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