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화
박진우의 목소리는 복도에 울릴 정도로 컸고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다 들었다.
말은 그렇게 해도 눈빛 속에 섞인 불만과 분노는 성유리에게 고스란히 포착되었다.
이쯤 되자 주치의도 더 이상 억지를 부릴 수 없었다.
“그렇다면... 일단 10분만 더 기다려보겠습니다.”
망설이던 얼굴에 단호함이 자리 잡았고 성유리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얕게 입꼬리를 올렸다.
‘돈 앞에서는 다 무의미하다는 말... 틀린 게 하나도 없네.’
그녀는 조용히 옆으로 물러서며 핸드폰 화면을 내려다봤다.
‘남은 시간은 8분... 이제 곧 끝날 거야.’
그 사이 박지훈은 전화를 받기 위해 복도 끝으로 걸어가 있었다.
성유리는 그의 뒷모습을 무심히 바라보았다.
요즘 들어 그와 엮이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자주 마주치고 대화하고 그가 신경 쓰이는 자신이 낯설었다.
하지만 그녀가 그런 생각에 잠긴 사이...
복도 한쪽 벤치에 앉아 있던 박진우는 계속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시선이 박지훈에게로 향해 있었다는 사실도 놓치지 않았다.
박진우는 무심결에 주먹을 꽉 쥐어졌고 일어서려던 찰나 손목에 따뜻한 손길이 닿았다.
“진우 씨.”
“왜 그래?”
양아현이 그의 팔을 살짝 붙들었다.
“어지러워요... 머리가 좀 띵해요.”
“뭐라고? 아까까지만 해도 멀쩡했잖아?”
박진우의 얼굴이 굳어지며 걱정 가득한 목소리를 냈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갑자기 좀 불편하네요.”
양아현의 여린 목소리에 멀리서 지켜보던 성유리도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녀가 돌아봤을 때 박진우는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양아현의 손등 위에 올리고 있었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다정히 말했다.
“조금만 더 버틸 수 있어? 병원 갈까?”
“할아버지 상태부터 보고 갈게요. 지금은 괜찮아요.”
“그래... 알겠어.”
박진우가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며 위로하는 모습은 누가 봐도 다정한 부부처럼 보였다.
그 장면은 성유리뿐 아니라 옆에 있던 주치의의 눈에도 포착되었다.
의사는 그 둘을 힐끗 보고는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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