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7화

“내가 사람을 보내 미행하지 않았다면 정말 몰랐겠지. 성유리 씨가 이렇게 낭만적인 사람이었는지, 내연남과 양식까지 먹으러 오다니...” 박진우의 머릿속에 두 사람은 양식을 먹으러 온 적이 없었다. 방귀 뀐 놈이 성을 낸다고 성유리는 정말 우스웠다. 결혼 생활을 하면서 여러 번 양식을 먹으러 가자고 말했지만 이 남자는 ‘시간 없음, 출장 감’ 등의 이유로 번번이 거절했다. “진작 말했잖아요. 서명하는 그 순간부터 우리 이미 완전히 끝난 거라고. 내가 무엇을 하든 내 자유예요. 제발 내 인생을 더 이상 간섭하지 마세요!” “네 인생?” 박진우가 코웃음을 쳤다. “네 인생이란 게 남편과 아이를 버리고 이런 꽃미남과 어울려 다니는 거야? 이것이 네가 원하는 인생이야?” 화가 난 성유리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가슴도 들썩거렸다. 한참을 침묵하다가 비로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마음 접는 게 좋을 거예요. 증거를 찾아내서 나에게 복수하려는 생각은 더 이상 하지 마세요. 왜냐하면 영원히 증거를 찾지 못할 테니까!” 박진우는 처음부터 상태를 잘못 잡았다. 박지훈이야말로 그녀가 숨기고 있는 남자였으니... “원래는 놓아주려고 했어. 하지만 요즘 네 일거수일투족이 정말 너무 마음에 안 들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한 거야. 다 네가 나를 몰아붙인 거라고!” 박진우가 갑자기 성유리에게 몇 걸음 다가오더니 순간적으로 그녀의 턱을 잡아 가까이 끌어당겼다. 남자의 잘생긴 얼굴이 성유리의 코끝과 맞닿을 듯했다. 성유리는 손을 들어 박진우의 손을 자신의 얼굴에서 떼어내려 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박진우가 한 손으로 성유리의 두 손을 잡아 등 뒤로 넘기더니 그녀를 차 문에 밀어붙였다. “게다가 우리는 아직 부부야! 잠자리 상대가 있다면 내가 해줄 수 없는 것도 아니지. 지난 3년 동안 외로워서 견디기 힘들었던 걸 알아. 하지만...” “닥쳐!” 박진우의 말을 들을 마음이 사라진 성유리는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온몸으로 차가운 기운을 내뿜은 박진우는 망설임 없이 성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