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5화
성유리는 의아한 듯 물었다.
“혹시 방금 박지훈 씨 다녀갔어?”
“그래! 네가 박씨 가문 본가에 갔다고 하니까 바로 그쪽으로 달려가더라. 마치 당장이라도 널 만나고 싶어 안달이 난 것처럼 한순간도 기다릴 수 없다는 듯이.”
성유리는 그녀의 설명을 듣고 마음속이 저 깊은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설마 방금 신호등을 기다릴 때 봤던 남자가 정말 박지훈인가? 그래서 그렇게 닮았다고 느꼈던 거구나.’
어디를 봐도 그와 닮았다.
“그 사람한테 전화해 보는 게 어때? 여기로 다시 오라고 하면 되잖아.”
진미연이 무심코 손을 뻗어 성유리의 휴대폰을 가리켰다.
“그래.”
그런데 성유리는 휴대폰을 꺼내 들자마자 배터리가 방전되었다는 걸 발견했다.
“그럼 내 걸로 해.”
“그 사람 개인 번호는 낯선 번호 연락 잘 안 받아. 걸어도 소용없어.”
진미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은 만날 인연이 아닌가 보네. 하늘도 못 만나게 하는 걸 보니...”
성유리의 얼굴에 쓴웃음이 스쳤다.
그녀는 충전기를 집어 들고 전원을 꽂은 뒤 담담하게 말했다.
“괜찮아. 당장 서두를 필요도 없으니까.”
진미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30분 후, 박씨 가문 본가.
차를 세운 박지훈은 성유리의 차가 보이지 않자 마음 한편에 은은한 불안감이 스쳤다.
‘설마 돌아간 건 아니겠지?’
박진우가 마침 문에서 걸어 나왔다.
“작은아버지, 갑자기 무슨 일이에요?”
박지훈은 마음속의 불안을 억누르며 가볍게 입을 열었다.
“아버지 뵈러 왔어. 오늘 진찰하는 날이지? 성유리 씨는 왔어?”
“왔는데 이미 갔어요. 지금쯤 집에 도착했겠네요.”
박진우의 말투에는 무심한 기색이 묻어났다.
그 말이 들은 박지훈의 얼굴은 극도로 어두워졌고 차 키를 쥔 손이 멈칫했다.
‘정말 갔네. 우리를 만나지 못하게 하려는 운명의 장난인가...’
강렬한 상실감이 순식간에 남자의 눈동자에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맞은편에 있던 박진우도 진작 그 표정을 포착했다.
‘성유리가 없는데 작은아버지는 왜 이렇게 실망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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