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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성유리의 눈에 당혹스러움이 스쳤다. 한눈에 봐도 얼마나 당황하였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박지훈이 깊이 파고들까 걱정된 성유리는 급히 입을 열었다. “별로 볼 것도 없어요. 그냥 옥기 관련 영상들이고 게다가 아는 사람이 내 창작 과정을 보면 좀 부끄럽잖아요...” “뭐가 부끄러운데. 남이 보면 안 될 것도 아니면서. 난 그런 거 보면 오히려 더 기분이 좋아질 것 같은데?” “기분 좋아질 일은 이거 아니어도 많잖아요.” 성유리는 재빨리 박지훈의 팔을 잡고는 문밖으로 밀어내듯 했다. “됐어요. 나가서 좀 쉬고 있어요. 나머지는 내가 할게요.” 쿵. 성유리는 박지훈을 밀어낸 후 주방 문을 닫아버렸다. 다시 주방으로 돌아가 바쁘게 일하는 성유리의 모습에 박지훈은 어이없었지만 동시에 웃음도 나왔다. 왜 그렇게 신비로운 척하는 걸까... 하지만 그녀가 더 신비로울수록 박지훈은 그 이면의 답을 알고 싶어졌다. 성유리와 ‘하성’은 과연 같은 사람일까. 밖에 있던 박지훈이 완전히 사라진 후에야 성유리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박지훈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으려는 큰 이유는 그들이 예전에 협력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때 이 남자의 손을 빌려 양아현의 체면을 깎았을 뿐만 아니라 그 예물 비녀도 되찾아왔다. 박지훈은 비록 배경과 신분이 복잡하지만 사람 자체는 순수했기에 이 일로 인해 이 남자가 자신을 심각한 심술꾸러기로 오해하지 않기를 바랐다. 성유리는 박지훈과 그냥 잘 지내고 싶을 뿐이었다... 밤, 정란 별장. 박진우가 전화를 끊자마자 박강훈이 긴장을 얼굴로 자기 아빠를 바라보았다. “아빠, 교장 선생님이 뭐라고 했어요? 다음 주 월요일 학교 전체 회의에서 나를 전교생과 선생님 앞에서 혼낼 거래요?” 고개를 내려 무력해 보이는 아이를 바라본 박진우는 가슴이 침울해졌다. 그러다가 잠시 생각에 잠긴 후 결국 입을 열었다. “응, 결과는 바꿀 수 없어.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 “다 엄마 때문이에요. 모든 게 다 엄마가 그런 거잖아요. 난 엄마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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