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7화
박철용이 엄숙한 표정으로 박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뭐가 됐든 유리는 내 마음속 영원한 박씨 가문 사람이야. 진우의 아내로서든 네...”
박철용이 말을 이어가지 않아도 박지훈은 그 말의 뜻을 당연히 알아차렸다.
“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당장이라도 결혼하고 싶지만 유리 씨가 아버지께서 우리 사이를 허락하지 않을까 봐 계속 걱정해서 감히 말조차 못 꺼내요.”
“네가 너무 성급한 거 아니야? 이제 막 불구덩이에서 빠져나왔는데 그렇게 빨리 또 다른 불구덩이로 뛰어들겠어?”
“박진우 곁은 지옥이었지만 나는...”
박지훈은 직설적으로 대답했다.
“구원이에요.”
박철용이 문득 쓴소리를 건넸다.
“너희가 연애하는 건 반대하지 않지만 결혼 문제는 좀 신중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박지훈이 순간 미간을 찌푸렸다.
“우리 결혼을 반대하시는 거예요?”
“너희 결혼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잘 생각해 보라는 거야. 특히 너.”
“아이 때문에 그러시는 거죠?”
“이미 이 문제에 관해 이야기해 봤어?”
박철용은 매우 놀란 듯 눈가에 의아함이 스쳤다.
“너도 알다시피 유리는 강훈이를 낳을 때 난산으로 죽을 뻔했어. 나는 걔가 다시 그런 위험을 감수하는 걸 원치 않아. 게다가...”
박지훈이 엄숙하게 말했다.
“아림이는 비록 명의상 제 양딸이긴 해도 마음속으론 이미 진작 친딸처럼 여겼어요.”
박철용은 그의 말을 듣고 표정이 어두워졌다.
“제대로 생각한 거야?”
“네. 어차피 전 딸바보라 아들이 있든 없든 상관없어요. 아림이도 우리와 가깝게 지내서 나중에 가정을 꾸려도 같이 살 거예요.”
“벌써 그 정도까지 갔을 줄은 몰랐구나...”
박철용은 박지훈을 조용히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세 아들 중 오직 박지훈만이 그와 가장 닮았다.
외모나 성격이나 또 다른 자신을 보는 것만 같았다.
한번 결심한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쉽게 바꾸지 않는 것도 그와 똑같았다.
“됐어요. 이제 식사하셔야죠. 이미 아셨으니까 집안 잔치에서 공개하진 않을게요. 무엇보다 아버지께 말씀드리고 싶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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