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5화

지난 며칠 동안 민국에서 박지훈은 견디기 힘들 정도의 고통을 느꼈고 살아가기조차 힘들었다... 성유리와 박진우가 정말로 옛정이 다시 살아나 자신이 없는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봐 두려웠다. “말해 봐!” 이 순간 완전히 이성을 잃은 박지훈은 처음으로 성유리에게 소리를 질렀다. 여자란 원래 고양이 같은 성격인지라 주인이 소리를 지르면 참지 못하고 억울해하며 눈물을 흘리게 되는 법, 이내 콩알만 한 눈물이 성유리의 눈에서 흘러내렸다. 이런 상황까지 왔지만 성유리는 여전히 입을 열 수 없었다.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다시는 돌아갈 길이 없을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이 정말로 눈앞의 이 남자를 사랑한다는 것은 매우 잘 알고 있었다. 박지훈을 사랑하는 마음은 예전에 박진우를 사랑했던 그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 판도라 상자를 열어 상처를 받으면 그 상처를 과연 견딜 수 있을지 모를 것 같았다... “지금은 마음이 좀 혼란스러워서 조용히 있고 싶어요...” 성유리는 손을 내밀어 박지훈의 손목을 잡으며 그의 손을 떼어내려 했다. 성유리가 박지훈의 무릎에서 내려가려 했지만 박지훈은 도망갈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 박지훈은 성유리를 차 안에서 꽉 잡고 있었다. 성유리의 턱을 단단히 잡아 아무리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었다. 남자는 증오에 찬 키스를 그녀의 입술에 퍼부었다. 강한 공격에 성유리는 순간 이성을 잃을 뻔했다. 하지만 성유리의 머릿속에는 그 사진만이 가득했다. 박지훈이 다른 여자의 품에 안겨 있는 모습은 마치 가시처럼 그녀의 심장에 깊이 박혀 숨을 쉬기조차 힘들었다. 박지훈은 성유리의 흰색 가운을 찢어버린 뒤 고개를 숙여 하얀 목덜미를 물었다... 그러자 성유리가 재빨리 박지훈을 밀어냈다. “하지 마세요!” 성유리에게 밀려 뒤로 물러난 박지훈은 두 손으로 그녀 뒤의 의자 등받이를 짚었다. “하지 말라고?” 박지훈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 “왜 하지 마?” “그냥 하지 말라고요!” 성유리는 눈물을 참으며 눈앞의 남자를 노려보았다. 표정은 매우 완고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