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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9화

박지훈의 얼굴에 쓸쓸한 미소가 떠올랐다. “너 너무 깊이 빠져들었어.” 부진원은 진지한 표정으로 박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9년이나 부부였잖아! 게다가 아이도 있고. 설령 정말로 옛정이 다시 살아난다고 해도 박진우가 더 승산이 있겠지.” “아빠는 자기 자식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엄마는 자기 자신보다 아이를 더 사랑해. 그래서 아기의 존재는 남자를 묶어둘 수 없어도 여자의 마음은 반드시 묶어둘 수 있어. 만약 박진우가 아이를 이용해 성유리를 끌어들이려 한다면 그때면 정말로...” 부진원은 뒤의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 박지훈도 더 이상 대답하지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고개를 숙이고 술을 마셨다. 한 잔, 또 한 잔, 계속해서 멈추지 않았다. 박지훈이 이렇게 술을 마시는 것을 보고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 부진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룸을 나와 몰래 성유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깊은 밤, 윈드 타워. 성유리가 자려고 침대에 누우려 할 때 책상 위에 놓인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 휴대폰 화면에 뜬 ‘부진원’이라는 글자를 본 성유리는 잠시 멈칫했다. 부진원은 박지훈의 가장 친한 친구로 별일이 없다면 그녀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다. 그래서 잠시 생각한 후 결국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성유리 씨, 오늘 지훈이가 제 생일 파티에 왔는데 술을 많이 마셨어요. 계속 마시면 문제가 생길 것 같은데 빨리 와서 데리고 가주세요!” 전화기 너머의 부진원의 목소리는 매우 초조하게 들렸다. 성유리는 순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어제부터 두 사람은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시간에 가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박지훈에 대한 걱정이 더 컸기에 바로 말했다. “주소 문자로 보내주세요!” “네.” 전화를 끊은 후, 서둘러 2층에서 내려와 거실에 온 성유리는 진미연이 아직 잠들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유리야, 이렇게 늦은 시간에 어디 가?” “박지훈 씨가 취했어. 집에 데려다줘야 할 것 같아.” 성유리는 2층을 가리키며 말했다. “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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