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화
박지훈이 마지막으로 송아림을 본 건 대략 2년 전쯤이었다.
그때만 해도 아이는 제법 밝고 활기찼고 자폐라는 단어와는 도무지 연결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아림이 자폐 경향을 보인 건 하루이틀에 생긴 일이 아니에요. 오랜 시간에 걸쳐 쌓여 온 결과죠.”
성유리는 얼굴이 굳으며 조용히 말을 이었고 눈매에는 짙은 안타까움이 서려 있었다.
“듣기로는 엄마가 교도소에 들어간 뒤부터 아버지한테 심하게 학대를 당했다고 하더라고요. 매 맞고 욕먹는 건 일상이었대요.”
박지훈의 미간에는 차가운 기운이 스며들었다.
“그 남자가 도박에 미쳐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아이한테까지 손을 댔다는 건 처음 듣네.”
“저도 보육원 원장님한테 들은 얘기예요. 쩍하면 아림을 때렸다던데요.”
성유리는 크게 한숨을 내쉬면서 말을 이어갔다.
“정말... 아림이는 참으로 불쌍한 아이죠.”
박지훈은 그녀의 한숨을 듣고 고개를 돌렸고 창밖을 보는 척하며 그녀의 옆모습을 훔쳐보았다.
그녀가 누군가를 안쓰럽게 여기는 그 눈빛은 너무나도 진심이었고 그 모습은 고스란히 그의 눈에 새겨졌다.
성유리는 그의 시선을 느낀 듯 조용히 고개를 돌렸고 박지훈도 곧장 시선을 다른 데로 돌렸다.
“내가 알기로는... 송원희가 곧... 집행된다고 하더라.”
그는 조심스레 말을 돌려 말했다.
“그래서 묻는 건데... 아림이를 계속 데리고 있을 생각이야?”
“네. 아버지는 이미 아림을 버렸고 저는 아림을 보육원에서 데려왔어요. 정식으로 이혼하고 박씨 집안에서 완전히 벗어나면... 제 명의로 정식 입양할 생각이에요.”
‘입양한다고...’
그 말을 꺼낼 때 그녀의 어조는 조금 더 힘이 들어가 있었다.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있는 줄은 박지훈도 예상하지 못한 눈치였다.
그저 잠깐 맡아 두는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아예 받아들이겠다는 거였다.
“아마 박진우가 아이에 대해 조사하라고 사람을 붙였을 거야. 내가 미리 입단속은 시켜뒀지만 모든 루트를 막을 순 없지. 혹시라도 뭔가 캐내고 와서 따지면 그냥 네 입으로 그 애가 내 딸이라고 우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