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화
문자를 보내고 난 성유리는 자리도 뜨지 않고 그의 답장을 기다렸다.
답장은 예상외로 빨리도 왔다.
[있어. 왜, 나 밥 사주려고?]
얼굴도 안 봤는데 자신의 생각을 기가 막히게 알아채는 박지훈에 성유리는 잠시 당황하다가 이내 답장을 적어 보냈다.
회의를 마치고 나온 박지훈은 경쾌하게 울리는 핸드폰 알림 소리에 곧바로 성유리에게서 온 문자를 확인했다.
[아림이랑 같이 밥 한번 먹기로 했잖아요. 의붓딸로 받아들이는 데 격식은 차려야 한다고. 그 밥 오늘 저녁에 먹어요.]
그녀의 대답에 박지훈은 입꼬리를 올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대표님, 과학박물관 프로젝트 담당자분이 오늘 저녁 함께하시는 게 어떻겠냐고...”
보고서를 든 정영준이 박지훈의 뒤를 따라가며 오늘의 일정을 전했는데 박지훈은 그의 말을 채 듣지도 않고 대꾸했다.
“내일로 미뤄.”
“하지만 며칠 전에 이미 확답을 하신 약속입니다.”
“저녁에 혹시 어르신과 식사하기로 하신 겁니까?”
“내가 같이 밥 먹을 사람이 노인네밖에 없을까 봐?”
“그건 아니지만 이런 접대 자리를 미룰 때는 그 약속밖에 없으셨으니까요.”
정영준은 아까부터 키보드만 불이 나게 두드리는 박지훈을 보며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물었다.
“설마 연애하십니까?”
비서의 질문에 몸을 흠칫 떤 박지훈은 정영준을 바라보며 물었다.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거야?”
“대표님 반응이...”
정영준이 박지훈의 핸드폰을 가리키며 말끝을 흐리자 박지훈은 그를 한번 보고는 하던 타자를 마저 한 뒤 전송 버튼을 눌렀다.
[주소 보내.]
용건을 마치고 핸드폰을 주머니에 찔러넣은 박지훈은 차가운 눈으로 정영준을 응시했다.
“그렇게 할 일 없으면 하성이나 빨리 찾아. 어떻게 된 게 며칠 동안 핸드폰이 꺼져있어?”
“대표님, 그건 저도 정말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해커 시켜서 찾아낼 수도 없는 거잖아요.”
“수단과 방법 가리지 말고 빨리 찾아.”
“알겠습니다.”
박지훈이 성큼성큼 복도를 걸어가자 뒤에 있던 정영준은 신비주의를 유지하는 건지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 하성에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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