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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6화

“유리야, 사실 우리 예전에 만난 적이 있어. 그런데 왜 한 번도 그 얘기를 하지 않았어?” 성유리는 그의 말을 듣고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박지훈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하지 못했다. “무슨 말이에요? 잘 모르겠어요.” “나 예전에 너를 구한 적이 있어. 기억 안 나?” 성유리는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 일을 알고 있었다고요? 그런데 어떻게 알게 된 거예요?” 박지훈은 담담하게 말했다. “이제야 생각이 났거든.” 성유리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말하는 일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었다. 사실 그녀가 감옥에서 나온 뒤, 그리고 공식적으로 박지훈을 알게 된 집안 모임 이전에도 두 사람은 몇 번 마주친 적이 있었다. 첫 번째 만남은 그녀가 박진우와 결혼하기 전이었다. 그때 성유리는 진미연과 함께 바닷가로 여행을 갔는데 갑작스럽게 폭풍이 몰아쳤다. 피할 틈도 없이 거센 비바람과 파도가 들이닥쳤고 그때 그녀는 다리에 쥐가 나면서 물에 빠지고 말았다.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녀가 필사적으로 도움을 청해도 파도와 바람이 너무 거세서 아무도 쉽게 내려오지 못했다. 진미연은 물을 무서워해 몇 번이나 시도하다가 포기하고 울기만 했다. 그때였다. 성유리가 거의 죽음 직전이라 생각하던 순간 박지훈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날의 장면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그는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고 함께 해변으로 헤엄쳤다. 완전히 의식을 잃기 직전 그의 단단하고 강한 체온이 느껴졌고 그 감각은 아직도 잊히지 않았다. 박지훈이 성유리를 해변으로 데려간 뒤, 성유리는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진미연의 말에 따르면 박지훈은 성유리에게 인공호흡까지 해주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를 다시 본 건 감옥 안이었다. 그는 송원희를 면회하러 왔는데 그때 성유리는 누군가에게 맞고 있었다. 박지훈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아무 말 없이 그대로 지나쳤다. 성유리는 혹시 자신을 알아볼까 봐 고개를 숙여 얼굴을 감췄다. 하지만 그는 끝내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 몇 년 동안 감옥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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