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0화
진석준의 아내가 재빨리 사진을 들고 확대해 보더니, 곧바로 정면을 주시했다.
확실히 옆면에 그녀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하성’이란 두 글자가 선명히 눈에 들어왔다.
진석준 역시 고개를 들이밀며 함께 들여다보았고 마찬가지로 그 이름을 확인했다.
둘은 동시에 침을 꿀꺽 삼켰고 얼굴엔 긴장감이 점점 짙게 드리워졌다.
“어때요? 이제 인정하실래요? 당신들이 누군가 시켜서 내 작품을 모방해 만들어놓고 일부러 트집 잡으러 온 거잖아요?”
성유리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말해요. 도대체 누가 시켜서 이런 짓을 하게 된 거죠?”
진석준은 말끝을 흐리며 우물쭈물했다.
“나... 나는... 그게...”
그의 아내가 서둘러 팔을 뻗어 그의 팔을 붙잡았다.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못하게 하려는 듯한 태도였다.
“당신들이 사실대로 말하지 않겠다면, 난 경찰에 신고할 수밖에 없어요. 여기서 더 나아가면...”
신고라는 단어가 나오자, 진석준 아내의 반응이 확 달라졌다.
그녀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 탁자를 쾅 내리치며 격앙된 목소리로 소리쳤다.
“뭐라고? 이런 일로 경찰을 부른다고? 좋아, 불러봐! 당장 신고하라고! 신고해서 우리를 잡아가게 해봐!”
성유리는 그녀의 막무가내 태도를 조용히 응시하며 시선을 들었다.
그 순간 주변 공기가 순식간에 무거워졌다.
이제는 더 이상 상대한테 시간을 끌 이유도 없었다.
성유리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날카롭게 그들을 마주 보았다.
그녀의 목소리는 한층 높아졌고 단호한 태도가 느껴졌다.
“내가 진짜 신고 못 할 줄 알아요? 당신들이 우리 매장과 나를 함부로 모함하고 인터넷에 허위 사실을 퍼뜨리며 여론을 조작한 것도 모자라 지금 여기까지 와서 적반하장으로 나오고 있는데... 내가 이 CCTV 영상 다 공개하면 당신들 정말로 감당할 수 있겠어요?”
말이 끝나자마자, 성유리는 손을 뻗어 작업실 구석에 설치된 CCTV를 가리켰다.
그녀의 손끝을 따라 부부도 시선을 옮겨 CCTV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두 사람의 얼굴이 굳었다.
설마 CCTV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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