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너무 애절해 보이는 윤아린의 모습에 나도 어딘가 긴장됐다. 혹시라도 이상현이 윤아린에게 흔들리기라도 할까 봐 덜컥 겁이 났다. 소꿉친구였던 연인이 이렇게 간절하게 매달리면 마음이 약해지는 법이었다.
이강현도 윤아린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절망적이던 그녀의 눈빛에 다시금 희망의 불빛이 생겼다.
“예전 일은 네가 사과해야 해.”
하지만 이강현의 입에서 나온 말은 뜻밖이었다.
“윤세아한테 막말한 것도 모자라 다치게까지 했잖아. 당장 사과해.”
“쟨 나한테서 널 뺏어갔어. 우리 가족은 울며 겨자 먹기로 저딴 애를 가족으로 받아들여야 했고. 내가 지금 이 상황에 저년한테 사과까지 해야 해?”
윤아린은 차가운 이강현의 말에 그대로 무너져 나에게 손가락질까지 했다.
하지만 윤아린이 어떻게 망가지든 이강현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세아야, 아린이한테 맞았던 만큼 똑같이 돌려줘.”
예상치 못한 말에 나도 깜짝 놀랐다.
“그래도 돼요?”
“내가 된다면 되는 거야, 세아야.”
실내조명이 비춰주는 그의 얼굴에는 확신과 따뜻한 격려가 어려 있었다. 나에게도 전적으로 나만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생긴 순간이었다.
나는 천천히 윤아린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수치심, 분노, 절망이 섞인 표정으로 나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강현아, 너 왜 그래? 내가 언제 정세아를 때렸는데? 다 얘가 나 모함하려고 지어낸 말이야!”
사실이었다. 따지고 보면 윤아린이 나에게 손을 댔던 적인 따귀 한 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짝!”
하지만 나는 있는 힘껏 윤아린의 뺨을 내리쳤다.
응석받이 공주로 사랑만 받으며 살아왔던 그녀에게 이런 억울한 상황은 처음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이를 꽉 깨문 채 나를 똑바로 쏘아보았다.
“정세아, 너 이 망할 년이! 내가 절대 너 가만 안 둘 거야...”
나는 일부러 놀란 척하며 몇 걸음 뒤로 물러서 이강현을 바라보았다.
“형부, 저 더는 못 하겠어요. 더는 윤씨 가문의 딸로 살아가고 싶지도 않아요.”
“세아야, 나랑 결혼하기 위한 명분이 필요해서 그런 거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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