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화
그 순간, 이강현의 표정이 굳어버렸다. 옆에 있던 윤아린과 김정훈 역시 충격에 휩싸인 듯한 표정을 지었다.
주변에 몰려든 사람들도 무슨 일이냐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이강현이 나를 물에서 끌어 올려 호숫가로 데려왔다. 나는 바닥에 엎드려 헐떡이며 숨을 몰아쉬었다.
파란 드레스를 입고 있던 나는 아랫배 쪽에서 뭔가가 흘러내리고 있다는 걸 느꼈다. 아랫배에서 쥐어짜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피... 피가 너무 많아...”
누군가가 내 아래쪽을 가리키며 놀란 듯한 목소리로 외쳤다.
드레스는 이미 새빨간 피로 물들어 있었다. 눈앞이 아찔할 만큼 선명한 붉은색이 그 위를 덮고 있었다.
“세아야...”
계속해서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던 이강현의 목소리가 다급하게 떨려왔다.
“어떻게 된 거야? 세아야, 얘기해줘...”
“형부, 형부한테 이런 말 하면 안 되는 거 아는데요. 그래도... 얘기해야 할 것 같아서... 나 임신한 것 같아요.”
나는 힘없이 메말라버린 미소를 지었다.
“형부가 나 싫어하잖아요. 우리 아이까지 미워할까 봐 너무 무서웠어요. 아이 지우라고 할까 봐, 그 말이 무서워서 미리 얘기 못 했어요.”
“세아야...”
이강현은 나를 힘껏 끌어안고 나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고통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야, 난 너 미워한 적 없어. 세아야, 나 너 안 싫어해.”
“괜찮아요. 형부가 나 미워해도 나는 형부 사랑하니까요. 형부가... 사랑하는 사람이랑 오래오래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이제 나도... 더 방해 안 할게요.”
나는 그를 뿌리치고 자리를 뜨려 했다.
그의 얼굴은 청혼하던 그 날보다 훨씬 어두워져 있었다. 그는 날 번쩍 안아 올리며 소리쳤다.
“주치의 어딨어, 당장 주치의 불러와!”
연회장은 병원과 거리가 있었지만 이런 대규모의 연회장에는 의료진들이 대기 중이었다.
“형부가 날 버렸잖아요. 그럼 아이도 같이 버린 거겠죠. 골칫덩어리가 사라진 거니까 형부 입장에서도 후련한 거 아니에요?”
“조용히 해! 윤세아, 너 아무 말도 하지 마.”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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