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화
그의 표정이 어두워지자 나는 고개를 돌려 표정을 감추었다.
사실 윤아린은 아무것도 몰랐다. 다만 그녀는 괜히 나를 찾아왔었고, 나는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그냥 고민 없이 해버리곤 했다.
“나랑 윤아린은 아무 사이 아니야. 난 그냥 잠깐 화가 났을 뿐이야... 네가 날 속여서 일부러 연회를 열었어. 윤아린이랑 다시 결혼한다는 소문도 일부러 낸 거야.”
이강현은 조심스레 내 뺨을 어루만졌다. 그의 눈에는 숨길 수 없는 깊은 감정이 담겨 있었다.
“나는 그동안 계속 기다려왔어. 네가 먼저 날 찾아와주길... 난 네가 내 앞에서 빌어주길 바랐어. 그럼 나는 결국 마음이 약해져서 널 용서해줄 테니까.”
“하지만 넌 오지 않았어. 그러니까 나도 확신할 수 없었어. 네 마음속에 아직도 내가 있는지, 아니면 너는 여전히 죽은 그 남편을 사랑하는지 헷갈렸거든... 그래서 확인하고 싶었어. 내가 연회를 열면 네가 와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
잠시 말을 멈춘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너는 김정훈이랑 같이 나타났더라... 세아야, 넌 몰랐겠지만 난 그때 질투 나서 미쳐버리는 줄 알았어. 당장이라도 그놈을 죽여버리고 싶었거든.”
“왜 일찍 얘기 안 해줬어, 세아야. 미안해... 내 잘못이야. 나 때문에 네가 다치고, 우리 아이까지 죽었어.”
그는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절절하게 말을 이어가다가 내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목덜미에서 축축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이강현이 울고 있는 걸까?
이강현이, 이씨 가문의 후계자가 고작 나 때문에 울고 있는 걸까?
자연스럽게 나도 울음을 터뜨렸다.
“형부, 난 정말 형부가 원망스러워요. 아린 씨도 너무 원망스럽다고요. 우리 아이를 죽인 건 윤아린 씨예요. 그리고 아린 씨 부모님도... 그 두 사람이 몰래 나 협박한 거 알아요? 내가 얼마나 무서웠는데요!”
“형부, 난 아린 씨가 죽었으면 좋겠어요. 윤씨 가문이 몰락해버렸으면 좋겠다고요. 제발 약속 하나만 해줘요, 네? 제발요. 내가 정말 형부한테 윤아린 씨보다 소중한 존재라면 제발 내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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