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화
나는 이강현이 없는 틈을 타 교도소에 다녀왔다.
제일 먼저 윤아린에게 면회 신청을 했다. 그 화려하고 자신만만하던 얼굴은 이미 절망과 광기로 뒤덮여 있었다.
“정세아, 너 다 거짓말이었지. 난 네가 임신한 줄도 몰랐어. 일부러 나 모함하려고 다 꾸민 거잖아! 넌 예전부터 그랬지. 난 너 털끝 하나 건드린 적 없었는데 어떻게든 나 몰아가 보려고...”
내 얼굴을 보자마자 윤아린은 미친 사람처럼 소리를 질러댔다.
“이강현은 어디 있어? 설마 걔가 날 이렇게 만든 거야? 그럴 리가. 걔는 날 사랑해. 내가 이강현이랑 십 년 넘게 봤는데, 걔가 나한테 이렇게 매정할 순 없어...”
한때 세상의 중심에 있다가 밑바닥까지 추락하자 윤아린은 정신 나간 사람처럼 과거의 감정에 연연하고 있었다.
듣자 하니 이강현은 어릴 때부터 극도로 사람들과의 접촉을 거부해왔다고 한다. 그리고 윤아린은 이강현이 재벌가의 후계자라는 걸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해 마음을 얻었다.
윤아린은 이강현을 사랑했지만, 동시에 그의 애정에 안주하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권태감도 느꼈다.
결국 이강현이 수술까지 받게 되자 윤아린은 그가 오래 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과부가 되기 싫었던 그녀는 참지 못하고 결혼식장에서 도망치고 말았다.
그 후로 몇 년 동안 윤아린은 해외에서 이강현이 없는 자유를 만끽했지만 마음속으로는 항상 이강현이 자신만 바라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자신만이 이강현의 곁에 남을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계속된 자유가 지겨워졌을 때쯤 귀국한 윤아린은 다시 이강현의 공주가 되고 싶었지만 일은 그녀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나는 광기에 사로잡힌 윤아린은 무시하고 곧장 윤씨 부부의 면회를 갔다.
“너 도대체 뭐야? 뭐길래 우리 가문을 이렇게까지 무너뜨리려는 거야?”
부부는 윤아린처럼 감정적이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보이진 않았지만, 그들 역시 이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쯤은 감지한 것 같았다.
나에게 느끼는 적의는 단순한 경쟁이나 원한 수준이 아니었다.
차가운 유리창 너머의 나는 수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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