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한때는 나도 재벌인 이강현과 결혼하는 걸 진지하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이유 역시 정재현의 심장이 그의 몸 안에서 뛰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심장을 영원히 갖기 위해서는 이강현의 아내가 되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나는 재혼할 생각이 없었다. 그저 정재현의 아내로 남고 싶었다. 평생 정재현만 바라보며 사는 여자로 남고 싶었다.
“세상에, 감히 이강현한테 저런 짓을 하다니. 제정신인가?”
“사랑받는 자의 용기라는 거지. 간도 커라...”
“그런데 이강현은 화도 안 내네...”
그들 말대로 이강현은 화를 내지 않았다. 그는 몸을 굽혀 바닥에 떨어진 반지를 조용히 주워들었다.
그러고는 내 손을 강제로 끌어가 반지를 끼웠다.
“장난 그만해, 세아야. 우리 이미 혼인신고까지 마쳤잖아.”
혼인신고?
왜 나는 모르는 일이지?
사람들의 축하 속에서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이강현의 손에 이끌려 나갔다.
화를 내기 위해 입을 열려던 순간, 이강현이 먼저 입을 열었다.
“혼인신고 안 했어. 그냥 남들 들으라고 한 말이야... 세아야, 우리 이미 같이 살고 있잖아. 나한테는 우리가 사귄다는 명분 하나만 있으면 돼. 나는 그걸로 충분해.”
만약 그가 강압적으로 나왔다면 나도 똑같이 받아쳤을 것이다.
하지만 이강현은 항상 자신을 낮추며 나에게 매달렸다. 결국, 나는 그에게 아무런 상처도 주지 못했다.
겨울이 지나 봄이 되었다. 이제는 날이 어두워져도 춥지 않았다.
나는 혼자 침대 위에 누워 몸을 뒤척이며 잠에 들기 위해 애썼다.
이강현은 퇴원한 후로 계속 나를 억지로 곁에 묶어두었지만 나를 강압적으로 범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저 다른 방에 조용히 있을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도무지 잠에 들 수 없었던 나는 뒤척이다가 어렴풋이 기침 소리를 들었다. 가래가 끓는 듯한 거친 기침 소리는 점점 커져만 갔다.
짜증이 확 치밀어오른 나는 방문을 열고 이강현의 방문 앞으로 갔다.
기침은 점점 거칠어졌고, 그 소리가 가슴을 후벼 파기 시작했다.
문을 벌컥 열고 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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