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경호원의 주먹이 김예은에게 떨어졌다. 그녀는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
“아아! 그만해!”
처음엔 욕을 퍼부었다. 허민아를 욕했고, 배찬율을 욕했다. 하지만 폭행이 거세질수록 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애원으로 바뀌었다.
“조용히 해!”
경호원이 그녀의 복부를 세게 걷어차자 김예은은 고통에 몸을 웅크렸다. 갈비뼈가 부러지며 통증에 시야가 어두워졌고 입가에서는 피거품이 흘러내렸다. 한때 정교하던 얼굴은 이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배찬율은 끝까지 냉정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눈에는 어떤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 그는 연민을 느끼지 않았다.
허민아가 유산하던 날의 창백한 얼굴이 떠올랐다. 법원 앞에서 쓰러지던 모습, 고민석의 뒤에 숨어 공포에 찬 눈빛으로 자신을 보던 순간이 떠올랐다.
그때의 그녀는 지금의 김예은보다 수백 배, 수천 배는 더 아팠을 것이다. 지금은 그 고통을 김예은에게 하나하나 돌려주고 싶을 뿐이었다.
“오빠, 내가 잘못했어... 제발 살려줘...”
피투성이가 된 김예은은 결국 버티지 못하며 콧물과 눈물을 범벅한 채 의자에서 굴러떨어져 부러진 다리를 끌고 그의 발치까지 기어왔다.
그녀는 피로 얼룩진 손으로 그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았다.
“미안해. 다시는 안 그럴게... 한 번만 용서해 줘...”
배찬율은 그제야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사람을 삼켜버릴 듯한 혐오가 가득했다.
“용서?”
그는 쪼그려 앉아 그녀의 턱을 거칠게 붙잡아 억지로 얼굴을 들게 했다.
“네가 민아에게 그랬을 때 용서한 적이 있어? 악독한 문자로 민아를 몰아붙일 때, 한 번이라도 멈출 생각을 했었어? 여론몰이를 유도할 때, 양심의 가책을 느낀 적은 있었어?”
그는 손을 놓으며 그녀를 옆으로 내던졌다. 김예은은 진흙처럼 바닥에 쓰러진 채 피를 계속 흘렸다.
“네가 민아에게 한 짓을 이제 그대로, 아니 배로 돌려받을 거야.”
배찬율은 일어나며 재킷을 정리했다. 목소리는 섬뜩할 정도로 평온했다.
“여기서 천천히 놀아. 죽지만 않게 해.”
철문이 ‘쾅’ 하고 닫히며 김예은의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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