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화
이틀 후, 허민아의 열은 내려갔다. 퇴원하며 가져갈 약을 정리하던 중 휴대폰이 갑자기 진동했다.
김예은이 긴 메시지를 연달아 보내왔다.
[허민아, 너 정말 불쌍하다. 아직도 모르지? 너랑 오빠의 결혼 증명서는 가짜야. 오빠는 애초에 너랑 결혼할 생각이 없었어. 그래서 위조 서류로 널 속인 거야. 사랑받는다고 믿던 남편에게 이렇게까지 기만당했는데 네 인생이 실패했다고 느끼지 않아?]
[넌 늘 내가 너희 사이에 끼어든 불륜 상대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말이야. 오빠는 이미 나랑 혼인신고 하기로 했어. 내일이면 널 일부러 다른 곳으로 보내고 나랑 구청에 가서 정식으로 혼인신고를 할 거야. 그럼 난 오빠의 합법적인 아내가 되고, 너야말로 진짜 내연녀가 되는 거지.]
김예은의 노골적인 도발을 보며 허민아는 아무 감정도 담기지 않은 눈빛으로 조용히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그녀의 눈에는 더는 어떤 파문도 일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유산 수술을 집도했던 의사를 찾아가 냉동 보관되어 있던 아기 배아를 꺼내 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그것을 정성스럽게 포장해 택배 기사에게 건네주며 부탁했다.
“내일 구청으로 가서 배찬율 씨에게 직접 전달해 주세요.”
모든 일을 마친 뒤 허민아는 퇴원 절차를 밟았다. 집에 돌아오자 마침 배찬율이 와 있는 것을 보았다.
테이블 위에는 선물 상자가 가득 쌓여 있었는데 전부 그녀를 위한 선물이라고 했다. 예전의 허민아였다면 기뻐했을 것이다. 그가 자신을 여전히 아낀다고 믿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 죄책감을 물질로 보상하려는 행동이라는 걸.
그녀는 대충 한 번 훑어보고 별다른 관심도 보이지 않은 채 고맙다고 말하며 방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때 배찬율이 그녀를 불렀다.
“민아야, 최근 회사 협력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겨서 내가 남아서 처리해야 해. 너 혼자 먼저 남극으로 가 줄 수 있을까? 거긴 전부 다 준비해 뒀어. 전담 인원도 붙여 놨고. 이쪽 일만 끝나면 바로 날아가서 네 곁에 있을게. 응?”
허민아는 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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