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6화
“나 눈치 꽤 좋지? 그래도 네 몸 생각해서 술은 좀 줄여야지. 이번 잔만 마시고, 그다음 잔부터는 물 따라 마셔.”
문지후가 자리에 앉자 허진서가 술을 따라줬다.
술잔을 집어 든 문지후는 단숨에 술을 들이켰다.
그 모습을 본 허진서가 말했다.
“또 유나 씨랑 싸운 거야?”
문지후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둘이 생각보다 자주 싸우는 것 같네.”
허진서는 소파에 몸을 기대더니 천천히 술맛을 음미하며 웃었다.
“서로 아무 감정도 없다며. 대체 무슨 일로 싸우는 거야?”
문지후가 짜증 섞인 말투로 반박했다.
“걔가 자꾸 백서윤만 물고 늘어지잖아.”
“응?”
허진서가 느긋하게 말했다.
“정확히는 네가 백서윤한테 애매하게 굴잖아. 유나 씨는 그걸 문제 삼는 거지.”
“...”
그러자 문지후는 허진서를 노려보며 물었다.
“내가 뭘 어떻게 애매하게 굴었다는 건데?”
허진서는 어깨를 가볍게 들썩이며 대답했다.
“그건 나도 몰라. 네가 직접 알아차려야지.”
“난 진작 말했어. 백서윤 얘기 좀 그만하자고.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사람한테 왜 자꾸 신경을 써?”
문지후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허진서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연애는 원래 그렇게 피곤한 거야. 특히 전 애인이 가까이 있는 연애는 더더욱 피곤하지. 그래서 난 여자랑 연애 같은 거 안 하잖아. 내 비즈니스에만 집중하는 게 살기 편해.”
문지후의 표정이 점점 심각하게 굳어갔다.
허진서는 휴대폰을 뒤적이더니 급히 자세를 바로잡고 말을 꺼냈다.
“유나 씨 설마 우리 둘 다 차단해둔 건 아니겠지? 아니면 게시글을 다 지운 건가?”
그 말에 문지후가 고개를 들어 허진서를 힐끗 쳐다보았다.
“네 휴대폰도 한 번 확인해 봐. 너랑 관련된 내용은 전부 삭제한 것 같은데?”
문지후의 안색이 한순간에 어둡게 가라앉았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했지만 결국 궁금증을 못 이기고 SNS 어플로 들어가 보았다.
다른 게시글들은 다 그대로였지만 문지후와 관련된 게시글만 전부 사라져 있었다.
반지 사진과 그가 주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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