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5화
소유나가 집 문 앞에 다다랐을 때, 유연서의 말에 문을 여는 손이 멈췄다.
“내가 뭐가 문제라는 거야?”
“화내지 마. 그냥 제3자 입장에서 얘기해보는 거야.”
유연서는 조심스럽게 그녀를 달랬다.
“그 사람이 널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왜 꼭 그런 순간마다 ‘무슨 생각하고 있어?’ 같은 걸 묻는 거야? 굳이 그럴 필요 있어? 문지후 씨 말이 틀린 것도 아니잖아. 넌 도대체 무슨 대답을 바라는 건데?”
“네 생각하고 있다는 그런 거? 그거야말로 거짓말 같잖아. 진짜로 딴 생각하고 있으면... 그건 때려도 소용없는 거야.”
유연서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사실 그런 순간에는 그냥 빠져들면 돼. 즐기면 되는 거지. 문지후 씨가 무슨 생각하는지까지 신경 쓰지 마.”
소유나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문을 열었다.
집 안에 들어가자마자 문을 세게 닫고 신발을 벗으며 가방을 내던졌다.
소유나는 냉장고에서 맥주 한 병을 꺼내 단숨에 한 모금 마셨다. 쓰디쓴 그 맛에 혀끝이 얼얼했다.
“난 그냥... 지후 씨가 내 생각만 하고 있다고 말해줬으면 하는 거야.”
소유나는 자신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 이미 키스까지 했는데 그 순간에도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있다면... 그게 말이 돼?”
“말이 안 되는 건 맞아, 유나야.”
유연서가 피식 웃었다.
“그런데 그런 질문은 하지 않는 게 나아. 네가 그 사람 마음속에 얼마나 있는지, 네가 더 신경 쓰고 있는 것 같아.:
소유나는 맥주병을 꼭 쥐고 찌푸린 얼굴로 말했다.
“너도 알겠지만 너 지후 씨한테 너무 신경 쓰고 있는 거 같아. 솔직히 말해봐. 너 그 사람 사랑하지?”
“아니야!”
소유나는 반사적으로 부정했다.
유연서는 웃음을 터뜨렸다.
“진짜 안 사랑했으면 지금 나한테 이렇게까지 말 안 해. 벌써 자고 있거나, 친구 만나러 나갔겠지.”
소유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맥주 맛이 이상하게 쓰게 느껴졌다. 기분 탓일지도 몰랐다.
“유나야, 너 지금 불안한 거야.”
유연서는 담담하게 말했다.
“이미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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