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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문지후는 늘 사납기 짝이 없으면서도 절제력은 있었기에 소유나를 완전히 지치게 하진 않았다. 한 시간쯤 지나자, 문지후는 그녀의 손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중에 반지 다시 껴. 저 하얀 손가락이 헐벗은 채로 있으면 보기가 안 좋아.” 소유나는 차마 자기 손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지만 문지후는 그런 그녀의 손가락을 조심스럽게 주물러 주었다. 그 손길은 부드럽고 세심해 묘하게 피곤함을 덜어 주었다. “필요 없어요. 이혼할 사람끼리 반지가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문지후의 기분은 오히려 더 좋아 보였다. “이혼 서류에 도장 찍기 전까진 넌 여전히 내 아내야.” 하지만 그의 속내는 달랐다. 이혼 같은 건, 애초에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에 다만 그녀와 부딪히고 싶지 않아 입 밖으로는 꺼내지 않았다. ‘이미 이틀이나 허비했어. 더는 기분 상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그깟 반지가 뭐라고 그러세요? 대체 무슨 의미가 있어요?” 소유나는 시큰둥하게 물었다. “네가 내 아내라는 걸 잊지 않게 하는 거지.” 문지후는 이번엔 핸드크림까지 꺼내어 그녀의 손을 세심히 문질러 주었다. 그 담담한 태도가 소유나에겐 오히려 미워보였다. “곧 전 아내 될 사람인데 굳이...” 그러나 소유나의 투박한 말은 문지후의 귀에 닿지 않은 듯했다. 그는 그녀를 안아 다시 침대로 데려갔지만 소유나는 시선을 돌려 어지럽혀진 침대 주변을 보지 않으려 했다. 문지후는 묵묵히 주변을 치우고 샤워를 하고 나와 새 옷을 갈아입었다. 그러고는 소유나에게도 옷을 건네주며 말했다. “갈아입어. 너랑 같이 갈 데가 있으니까.” “안 가요.” “여행 와서 방에만 틀어박혀 있을 거야?” 문지후는 소유나의 고집을 읽고는 덧붙였다. “방 안에서 즐길 수 있는 건 하나뿐이야. 계속 그걸 하고 싶어?” 소유나는 즉시 그를 노려보았다. 문지후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옷을 가리켰다. “밖에 나갈지, 아니면 여기 남을지 네가 선택해. 난 상관없어.” “뻔뻔하시네요.” 소유나는 씩씩대며 옷을 낚아채 화장실로 향했다. “여기서 갈아입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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