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1화
한편, 소유나는 휴대폰을 쥔 채 가만히 앉아 있었다.
손에 쥔 건 핸드폰 기계 한 대일 뿐인데, 그 안에서 전해지는 문지후의 말투는 묘하게 위협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답장은 하지 않았다.
‘오늘 하루만 더 피하면 하루는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네.’
소유나는 오늘 밤은 절대 문을 열어주지 않으리라 마음먹었다.
문지후가 집 안으로 들어오면 결코 편히 넘어갈 수 없을 테니까.
그가 메시지를 보내든, 전화를 하든 상관없었기에 그녀는 아예 핸드폰을 꺼버렸다.
‘무시하자.’
하지만 침대에 누워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다 눈을 감으면 자꾸만 떠오르는 건 그의 마지막 메시지였다.
소유나는 이를 악물고 다시 눈을 꼭 감았다.
게다가 두 개의 문을 사이에 두고 있으니 바깥에서 무슨 소리가 나는지도 알 수 없다.
‘설마 진짜 밤새 문 앞에 서 있을 리는 없겠지?’
...
다음 날, 소유나는 출근 시간에 맞춰 저절로 깨어났다.
커튼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햇살에 몸을 일으킨 순간, 이제 출근할 곳조차 없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아침 8시 20분, 그녀는 다시 누워 잠깐 눈을 붙이다가 휴대폰을 켜봤다.
그러자 알림이 연이어 화면에 튀어 올랐고 소유나는 조심스레 하나씩 열어봤다.
[정말 문 안 열 거야?]
[넌 이 마당에 잠이 와?]
[잘 자.]
그 뒤로는 아무 메시지도 없었다.
그제야 어젯밤 현관문을 꽉 잠근 게 떠올랐다.
소유나는 자신이 문을 열어주지 않았으니 문지후도 문 앞에서 밤새 버티진 않고 아마 집으로 돌아갔을 거라고 생각했다.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 그녀는 세수를 하고 머리를 대충 묶은 뒤 부엌으로 갔다.
어제 한 토마토 계란 라면을 끓여 한 입 뜨는 순간, 괜히 문지후가 끓여준 라면이 떠올랐다.
그 남자는 면 요리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했으니까.
그때 휴대폰이 진동했다.
[문 열어.]
소유나는 너무 놀란 탓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아 쥐고 있던 숟가락도 떨궈버렸다.
조심스레 현관으로 다가가 고개를 내밀자 문지후가 벽에 기대 있는 게 보였다.
그는 고개를 약간 기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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