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3화
소유나는 침대에 누운 채 천장의 불빛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옆에서 고르게 들려오는 남자의 숨결에 불안하던 마음도 조금씩 잦아들었다.
만약 그날 그와 함께 해외에 나가지 않았다면, 호텔에 묵지 않았다면, 그리고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지금쯤 두 사람은 이미 서로 다른 길을 갔을지도 모른다.
낯선 나라에 같은 방, 가까운 거리에 누워있는 두 남녀 사이에 불꽃이 튀는 건 너무도 당연했다.
그렇게 흘러 지금 이 모양이 됐지만 소유나는 이 감정을 뭐라 불러야 하는지 잘 몰라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녀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잠든 남자를 바라봤다.
또렷하고 정교한 이목구비는 그 자체로 매혹적이었기에 빠져드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대체 언제 이렇게 변한 걸까?’
분명 감정이 생기긴 했지만 그것이 사랑인지 아닌지는 아직 정의를 내릴 수 없었다.
소유나는 지난날의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차례차례 떠오르다가 어느새 눈꺼풀이 무거워졌고 저도 모르게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옆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기척이 느껴진 소유나는 눈을 번쩍 떴다.
눈앞에 보인 건 넓고 단단한 남자의 맨 등.
깜짝 놀라 몸을 벌떡 일으키자 문지후가 뒤를 돌아봤다.
젖은 머리에서 물방울이 흘러내렸고 허리에는 수건만 둘러져 있었다.
방금 샤워를 마쳤는지, 그의 가슴팍과 배 위에는 아직 물방울이 남아 반짝였다.
한 줄기 물방울이 가슴 근육 사이를 타고 흘러내려 탄탄한 복근을 지나 수건 속으로 사라졌다.
소유나는 예상치 못한 광경에 침이 저절로 꼴깍 넘어갔다.
문지후는 그런 그녀를 보며 웃었다.
자신이 방금 뭘 했는지 깨달은 소유나는 황급히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했다.
“괜찮아. 보고 싶으면 실컷 봐도 돼.”
문지후의 목소리에는 장난스러운 웃음기가 섞여 있었다.
하지만 소유나는 침대 반대편으로 내려가며 최대한 태연한 척했다.
“흥, 관심 없어요.”
“정말?”
“당연하죠. 제가 살면서 문지후 씨보다 더 나은 남자 못 본 줄 알아요? 당신 정도면 평범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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