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3화
처음부터 여자에게 철저히 무심했던 남자를 절대 과소평가하면 안 된다.
막상 불붙으면 여자를 죽었다 살렸다 할 만큼 몰아붙인다.
소유나는 남자의 정력이 이렇게까지 무궁무진할 줄은 전혀 몰랐다.
문지후는 매일 활력이 넘쳤고 그에 비해 그녀는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 있어야 했다.
유연서가 몇 번이고 그녀를 불러냈지만 소유나는 늘 핑계를 대고 거절했다.
차마 문지후에게 시달려서 일어나지도 못한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너 한번 만나기가 너무 어려워.”
드디어 약속을 잡은 유연서가 툴툴거리며 그녀를 노려봤다.
“요즘은 완전히 화색이 도네. 피부도 촉촉하고 생기 넘치고...”
소유나는 슬쩍 시선을 피했고 유연서는 눈을 가늘게 뜨며 의심했다.
“설마 내가 부를 때마다 안 나오고 남자한테 빠져 사는 거 아니야?”
소유나는 어색하게 웃음을 지었고 유연서는 대놓고 눈을 굴렸다.
“너 완전히 변했어.”
소유나는 입술을 꾹 다물다가 낮게 웃으며 말했다.
“갑자기 이 세상에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없다는 걸 깨달았어.”
유연서는 할 말을 잃었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크게 숨을 고른 뒤 말했다.
“너 정말... 내가 알던 네가 아닌 것 같아.”
“즐길 땐 즐기라던 게 너잖아?”
소유나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반문했다.
“네 말대로 했는데 이제 와서 뭐가 불만이야?”
유연서는 입을 다물려다 다시 수군거리듯 물었다.
“근데 너랑 문지후 씨 그렇게 잘 맞는데... 혹시 서로 사랑까지 하게 된 거 아니야?”
“입으로만 하는 사랑 말이지?”
소유나는 고개를 저으며 이어 말했다.
“몸과 마음이 즐겁다면 사랑이니 아니니 따지는 게 무슨 소용이겠어. 오히려 생각하지 않는 편이 더 행복할 때도 있어.”
“그 말도 맞아.”
유연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냥 계속 즐겨. 어차피 너희는 합법적이잖아.”
소유나는 눈썹을 가볍게 올렸다.
지금의 그녀는 문지후가 자신을 사랑하는지 아닌지에 대해 굳이 따지지 않았다.
확인하려 드는 건 결국 그의 입에서 사랑한다는 말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일 뿐이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