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4화
문석민의 몸은 이미 회복된 상태였다. 그는 문지후와 함께 서재로 들어가 일을 논했고 거실에는 소유나 혼자 남아 책상 위 신문을 넘기고 있었다.
안서영이 들어오자 소유나는 일어나 인사했다.
“앉으렴. 둘이 얘기해. 나는 부엌 좀 볼게.”
백서윤은 꽃병을 창가 빨간 목재 테이블 위에 놓고 천천히 소유나에게 다가가 마주 앉았다.
두 사람은 이 순간 꽤 화목해 보였다.
“한동안 아줌마랑 아저씨 뵙지 못했는데 오늘 가게에 신상품이 들어와 아줌마한테 가져왔어요.”
백서윤은 자신이 여기 있는 이유를 설명하는 듯 말했다.
“그런데 뜻밖에 오늘 지후랑 유나 씨도 왔네요.”
소유나는 신문을 내려놓고 우려낸 꽃차를 그녀에게 한 잔 따라주었다.
“지후 씨가 보고 싶다고 해서 왔어요.”
백서윤은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참 효심이 깊어요.”
소유나는 가볍게 웃으며 말을 잇지 않았다.
“전에 있었던 일 사과하고 싶어요.”
백서윤은 찻잔을 내려놓고 소유나를 진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이전 결혼 생활 때문에 몸과 마음이 지쳤고 의지할 사람도 찾지 못했어요.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지후뿐이었어요. 그래서 아마 너무 의지하다 보니 무슨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지후가 떠오른 것 같아요. 의지할 수 있는 가족 같은 존재였거든요.”
소유나는 한 손으로 찻잔을 들고 다른 손으로 컵 받침을 살짝 문지르며 미소 지었다.
“내가 너무 독단적이었어요. 다른 사람 마음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죠. 신경 쓰이게 해서 미안해요.”
백서윤의 말에는 진심이 묻어 있었다.
소유나는 그녀가 무슨 연극을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맞춰주기로 했다.
“지후 씨랑은 오랜 친구잖아요. 깊은 정이 있는 건 당연하고 결혼이 잘 안 풀릴 땐 친구에게 의지하는 것도 이해해요.”
소유나는 빈말을 늘어놓았고 백서윤은 깊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고마워요.”
소유나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갑자기 이렇게 이해심 있는 사과를 한다니 분명 평소와 달랐다.
뭔가 다른 의도가 있거나 문지후가 자신을 멀리할까 봐 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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