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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7화

문지후가 호텔에서 걸어 나왔다. 밤이 깊어서 날씨는 더욱 추웠다. 백서윤은 그 자리에 서서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문지후가 왜 백서윤을 이렇게 매정하게 대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예전의 문지후는 이러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설마 정말 소유나를 사랑하는 거야?’ “내가 너라면 그렇게 떠보지 않을 거야.” 허진서는 깨질듯한 머리를 부여잡고 소파에서 일어났다. 토를 하고 나니 속이 좀 괜찮아진 것 같았다. 백서윤이 고개를 돌려 허진서를 쳐다보았다. “내가 결혼을 했었어서 그러는 걸까?” “하.” 허진서는 미간을 꾹 누르고 웃었다. “처음부터 너를 사랑한 적이 없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 그 말을 비수처럼 백서윤의 심장에 파묻혔다. 아무리 칼을 뽑으려고 해도 더욱 깊게 박혀서 숨을 쉬는 것도 힘들었다. 허진서는 소파에 기댄 채 눈을 감았다. “좀 이용당한 것 같긴 하지만... 그대로 호텔로 데려와 줘서 고마워.” 백서윤은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꾹 참고 이어서 물었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거라면 왜 그렇게 나를 조심스럽게 보호해 준 거야?” 허진서는 더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머리가 아파 죽을 것 같은데 이런 멍청한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니. “너랑 지후 사이의 일을 내가 어떻게 알겠어. 솔직히 너도 잘 알고 있잖아. 믿고 싶지 않을 뿐이지.” 백서윤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주먹을 꽉 쥐고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고통이 그녀를 정신차리게 만들었다. “문지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으면 그런 수작은 집어치워. 그리고 갈 때 문 닫아 줘. 땡큐.” 허진서는 머리가 아파서 더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 밤이 깊었기에 길에는 차가 얼마 없었다. 문지후는 속도를 내 집으로 돌아왔다. 문을 열자 소유나가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고 있었다. 소유나는 인기척을 듣고 문지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허 변호사님은 어떻게 됐어요?” 소유나가 물었다. 문지후는 신발을 갈아신고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취해서 내 몸에 토해버렸어.” 소유나는 문지후의 옷을 훑어보면서 얘기했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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