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1화
소유나는 미리 회사에 휴가를 내두었다.
먼저 운경에 들러 평소 쓰던 물건들을 옛집으로 옮겨놓고 여행 준비에 들어갔다.
그때 문지후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설 전에 돌아올 거야.”
소유나는 휴대폰을 침대 위에 두고 스피커폰을 켠 채, 옷을 개어 가방에 넣으며 짤막하게 대답했다.
“그래요.”
“지금 눈 와?”
“조금요.”
“방학은 언제야?”
“25일이요.”
“그럼 며칠 안 남았네.”
“그렇죠.”
겉보기엔 그저 평범한 대화였는데 아무렇지 않은 듯 담담하게 오갔다.
짐을 챙겨 지퍼를 잠근 소유나는 여전히 켜져 있는 휴대폰 화면을 흘끗 보고는 말했다.
“나 이제 잘 거예요.”
“응.”
그녀는 미련 없이 전화를 끊었다.
다음 날 아침, 소유나는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몇 시간 뒤 도착한 운성시, 예약해 둔 호텔에 체크인한 후 방을 정리하고 샤워를 마쳤다. 그리고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가 간단히 식사를 했다.
운성시는 예전부터 와보고 싶던 곳이었다. 사계절 내내 봄처럼 따뜻해 겨울 여행지로는 안성맞춤이었다.
근처에서 요기를 마친 뒤, 택시를 타고 고성으로 향했고, 해가 질 무렵까지 돌아보고 나서야 호텔로 돌아왔다.
문지후는 여전히 사진을 보내왔고 가끔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다.
하지만 소유나는 지금 자신이 구룡시에 없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고 언제 돌아올 거냐고도 묻지 않았다.
지난 몇 년 동안, 작년 설을 빼면 명절은 늘 적막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날조차 그녀에겐 쓸쓸했고 외로웠지만 이제는 담담히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다.
원래 사람은 외로운 존재였다. 다만 곁에 누군가 있을 때만 세상이 잠시 소란스러울 뿐, 그가 떠나면 다시 고요로 돌아가는 법이었다.
설 전날, 단체방에는 새해 인사가 쏟아졌다.
장은미가 ‘복 많이 받아라’ 보냈고 연지은도 메시지를 남겼다. 오랫동안 연락이 없던 신건우마저 새해 인사를 전했고 유연서에게서 전화도 왔다.
부모님은 유연서와 진우에게 고향에 내려와 잔치를 치르라고 했지만 그녀는 단호히 거절했다.
이번만큼은 어머니가 아무리 소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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