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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가는 내내, 문지후는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 소유나는 기운이 빠져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 차가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섰고, 문지후는 차를 세운 뒤 백미러로 소유나를 쳐다보았다. 소유나가 갑자기 눈을 번쩍 떴다. “도착했어요?” 소유나는 문을 밀어 열었다. “고마워요.” 문지후는 차에 그대로 있었다. 소유나는 차에서 내려 문을 닫았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걸음걸이에도 힘이 빠졌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고 있을 때, 몸이 한쪽으로 기울자 누군가가 소유나의 팔을 불쑥 잡았다. 고개를 들자 문지후가 곁에 서 있었다. “아직 안 갔어요?” 문지후는 말을 아꼈다. 애초에 소유나의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는데, 그 마음을 끝내 누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안에서 사람이 나왔다. 문지후가 소유나의 손을 끌어 한쪽으로 비켜 세웠다. 엘리베이터에 타자, 문지후가 한 손으로 버튼을 눌렀다. 다른 손은 여전히 소유나의 팔을 잡고 있었다. 소유나는 더 이상 말리지 않았다. “백유주 씨랑 결혼 날짜 정했어요?” 좁은 공간에 마주 서 있으니, 조용해서 어색했다. 문지후가 비웃음을 흘렸다. “왜? 참석이라도 하게?” “청첩장만 오면 당연히 가야죠.” 그건 진심이었다. “허, 생각보다 너그럽네.” “그럼요. 다만 초대 안 하면 안 갈 거예요.” 문지후의 입가에는 비웃음이 번졌다. 문이 열리자 문지후는 거의 끌다시피 소유나를 데리고 나왔다. 소유나는 그 손길에서 배려 같은 건 느끼지 못했다. 문지후의 행동은 다정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현관문을 열고 소유나가 뒤돌아 말했다. “고마웠어요.” 문지후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검은 눈동자가 깊이를 가늠할 수 없게 번들거렸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읽을 수 없었다. 소유나는 시선을 피한 채 집 안으로 들어섰다. 곧장 문을 닫으려다, 예의가 아닌가 싶어 그대로 멈췄다. 문지후가 호의를 베풀어 데려다줬는데, 서 있는 사람을 두고 문을 닫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그렇다고 들어와서 쉬라고 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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