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0화
소유나와 문지후는 사랑 때문에 결혼한 건 아니지만 함께 잠자리를 한 사이는 맞았다.
그런 관계는 어중간한 감정보다 더 복잡하고 더 지저분했다.
소유나는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문지후와의 카톡을 찾아 단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연락처를 삭제했다.
전화번호도 지웠다.
이윽고 그와 관련된 모든 흔적을 싹 정리했다.
예전에 백서윤과 설전을 벌이던 때 올렸던 SNS도 모두 지웠다.
삭제할 때는 강경한 태도로 다 지워버렸지만 지우고 난 뒤 마음 한구석이 욱신거렸다.
2년 동안 행복했던 순간도 있었고 웃던 날도 있었다.
그러니 아픈 게 당연했다.
소유나는 스스로를 달랬다.
그리고 핸드폰을 내려놓고 다시 누웠다. 옆 베개에 시선이 닿자 가슴이 더 세게 죄어들었다.
문지후도 이 집에서 한동안 머물렀고 곳곳에 흔적과 추억을 남겼다.
소유나는 눈을 감았다. 가끔은 뇌에 남은 기억이 너무 강해서 미웠다.
컴퓨터처럼 ‘삭제, 휴지통 비우기, 영구 삭제’로 끝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마 약기운이 남아서인지 소유나는 어느새 잠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결국 꿈속에서 또다시 문지후를 만났다.
문지후는 소유나를 매정하다고 몰아세웠고, 소유나는 웃으면서 얘기했다.
“지후 씨, 당신은 나를 사랑하지 않았고,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았어요. 서로 마음을 주고 받은 적이 없잖아요.”
말이 끝나자, 문지후뿐만이 아니라 평소 말수가 적은 진우까지 소유나를 매정하다고 했다. 거기에 허진서, 유연서까지...
마치 소유나가 문지후를 배신한 듯, 모든 사람이 소유나를 비난했다.
소유나는 그 악몽 속에서 열심히 발버둥 쳤고 간신히 눈을 떴을 때 밖은 이미 어둑어둑했다.
다행히 머리는 훨씬 맑아졌고, 이마를 짚어 보니 열도 내렸다.
한동안 멍하니 누워 있다가, 소유나는 침실 문틈으로 새어들어오는 미약한 불빛을 발견했다.
거실 등이 꺼지지 않았다.
소유나는 조심스레 침대에서 내려와 침실 불을 켜고, 문 앞으로 갔다. 문을 열자, 완성된 요리의 냄새가 확 덮쳤다.
호기심에 발을 옮기자, 부엌에서 문지후가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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