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4화
남녀 사이의 감정은 너무 빨리 변한다. 차라리 여자 사이의 우정이 더 단단하고 오래 간다.
차를 세우자마자, 유연서가 소유나를 팔꿈치로 톡 치며 창밖을 가리켰다.
“저기, 백서윤이랑 백유주 맞지지?”
소유나는 유연서의 말을 따라 시선을 돌렸다. 과연 백유주와 백서윤이었다.
“싸우는 거 아니야?”
유연서가 창문을 조금 내렸다.
멀찍이 서도 백서윤의 날 선 목소리가 또렷했다.
“왜 그렇게 화를 내는 거야? 문지후가 너랑 결혼하겠다고 해서? 솔직히 말하는데, 네 몸 상태를 봐. 그게 진심인 것 같아, 동정인 것 같아?”
“언니랑 대화하고 싶지 않아.”
백유주는 손을 뿌리치고 휠체어를 굴렸다.
백서윤이 곧장 따라붙어 손잡이를 붙들고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다.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는 아주 팽팽했다. 마치 날카로운 칼끝이 맞부딪히는 듯 살벌했다.
“사이가 원래 안 좋았나 보네.”
유연서가 낮게 중얼거렸다.
“그럴 만도 하지. 언니가 동생 남자 친구를 좋아하는데, 어떻게 좋을 수가 있겠어.”
소유나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유연서가 눈치를 봤다.
“장소 바꿀까?”
“여기 쇼핑몰이 얼마나 큰데, 설마 마주치겠어.”
소유나는 떳떳했다. 잘못한 일이 없었으니까. 그래서 굳이 숨거나 피하고 싶지도 않았다.
두 사람은 차에서 내려 쇼핑몰 안으로 들어갔다. 여성복 매장을 몇 군데 돌고 약간 지치자 아래층 카페로 내려가 자리를 잡았다.
공기 중의 커피 향이 긴장을 풀어주었다.
문이 열리고, 백유주가 휠체어를 끌고 들어오더니 소유나를 발견하고 놀랐다.
“소유나 씨, 컨디션 좀 나아졌어요?”
백유주가 먼저 곁으로 다가와 물었다.
굳이 피할 이유는 없었다. 먼저 말을 걸어 왔으니, 인사하지 않는 쪽이 무례한 거다.
“네. 그날, 고마웠어요.”
“그렇게까지 예의 차릴 필요는 없어요. 그날 이후 지후 오빠한테 전화해 봤는데, 마음이 많이 복잡한 모양이더라고요.”
백유주가 잠시 숨을 골랐다.
“사실, 두 분이 이혼할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
소유나는 그저 옅게 미소 지었다. 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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