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5화
유연서는 얼굴이 화끈거려 차마 진우를 똑바로 바라볼 수 없었다.
운전석에 앉은 진우는 조금 전 서미정의 음성 메시지를 들었음에도 곧장 묻지 않았다. 집에 도착해 문이 닫히고 나서야 그는 입을 열었다.
“얼마나 필요해?”
유연서는 순간 몸을 움츠렸다.
“이건, 진우 씨가 신경 쓸 일이 아니에요.”
“아버님, 어머님이 집 고치신다는데, 당연히 내가 보탤 몫이 있지. 전에 카드 줬잖아. 자유롭게 쓰라고 준 거니까, 모자라면 말해.”
그녀가 카드를 받은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집을 살 때 말고는 손도 대지 않았다.
“정말 필요 없어요.”
그녀는 단호히 거절했다. 진우가 더 얽히는 건,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무거웠다.
잠시 그녀를 바라보던 진우가 불쑥 물었다.
“너 혹시, 나랑 이혼하고 싶어?”
유연서는 깜짝 놀라며 손사래를 쳤다.
“아니에요. 그런 거 전혀 없어요.”
“그럼 됐어. 네 부모님은 내 부모님이기도 해. 집 고치는 데 돈이 필요하다면, 내가 내는 게 당연하지. 진짜로 무서운 건 그분들이 안 받는 게 아니라, 내가 줄 수 없을 때야. 지금처럼 줄 수 있을 땐 그냥 주면 돼.”
유연서는 말문이 막혔다. 그의 돈에 기대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덜 얽히길 바랐을 뿐이다.
“너무 고민하지 마.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큰일이 아니야.”
진우는 외투를 벗으며 말을 이었다.
“어머님께 얼마나 필요한지 물어보고 바로 보내드려. 집은 마음대로 꾸미게 두고, 돈 걱정은 하지 마.”
유연서는 설명하기 어려운 무력감을 느꼈다.
진우의 태평함과 서미정의 끝없는 계산은 극명하게 대비됐다.
“이건 진우 씨가 상관할 일이 아니에요. 진우 씨가 돈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저는 달라요. 너무 많이 받으면 언젠가 갚지 못할까 봐 두렵단 말이에요.”
“난 애초에 너한테서 돈을 받아낼 생각 없어.”
“저는...”
그녀는 말끝을 흐렸다. 마음속에 수많은 생각이 몰려왔지만, 어느 것도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다.
“나 씻고 올게. 좀 쉬고 있어.”
진우는 더 묻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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