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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잠시 후, 유연서는 조심스레 진우의 방문을 두드렸다. 문이 열리자, 가운 하나만 걸친 그녀가 서 있었다. 젖은 머리칼이 어깨를 타고 흘러내리고, 물기 어린 피부에는 은근한 온기가 감돌았다. 그 순간, 진우의 시선이 잠시 흔들렸다. “무슨 일이야?” 유연서는 망설임 없이 가운을 벗어 던졌다. 흰 천이 바닥으로 미끄러지듯 떨어지며, 적막한 방 안에 묘한 울림이 번졌다. 진우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오랫동안 생각했어요. 하지만 제가 진우 씨한테 드릴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유연서는 떨리는 목소리로 용기를 짜내듯 말했다. “우린 부부니까... 제가 줄 수 있는 건, 이것뿐이에요.” 그러나 그 말에 진우의 표정이 단단히 굳었다. 그는 허리를 굽혀 바닥에 떨어진 가운을 집어 들어, 그녀의 어깨에 다시 걸쳐 주었다. “그런 건 필요 없어.” “필요 없다고요?” 유연서는 믿기지 않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내가 돈을 주는 건 뭔가를 받아내려는 게 아니야. 난 그걸 핑계 삼아 네게 억지로 원치 않는 걸 요구하지도 않아.” “하지만, 저도 싫지 않아요.” “싫지 않다는 건, 그저 줄 수 있으니까 주는 거지. 네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난 게 아니잖아. 네가 정말 원할 때, 그때 디시 얘기하자.” 유연서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 듯했다. “그럼... 진우 씨는 도대체 뭘 원하는데요?” 잠시 흔들리던 진우의 눈빛이 곧 차분히 가라앉았다. “난 기다릴 수 있어. 언젠가 네가 진심으로 원할 때가 오면, 그때 알게 되겠지. 내가 바라는 게 뭔지, 네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그는 그녀를 살짝 밀어내며 한마디 덧붙였다. “이제 들어가. 빨리 자.” 찰칵. 문이 닫히는 소리가 짧게 울렸다. 멍하니 문 앞에 서 있던 유연서는 손에 꼭 쥔 가운을 내려다봤다. 그가 이렇게까지 단호하게 자신을 밀어낼 줄은,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 ___ 방으로 돌아온 유연서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고개를 떨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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