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0화
소유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이렇게 밖에 나와서 바람 좀 쐬는 게 필요하네요.”
백유주의 따뜻한 말투는 차마 무시하기 어려웠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항상 밝은 모습으로 주변에 웃음을 전하는 그녀를 차갑게 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때, 백유주가 그녀 뒤를 흘끗 보며 물었다.
“근데, 왜 혼자예요?”
그제야 소유나는 그녀가 자신과 문지후의 관계가 틀어진 사실을 전혀 모른다는 걸 깨달았다.
“유나 언니 뱃속에 아기 있잖아요. 그런데 혼자 돌아다니면 지후 오빠가 불안해 하지 않아요?”
백유주의 얼굴에는 순수한 걱정이 어려 있었다.
“저 임신 안 했어요.”
“임신... 안 했다고요?”
“네, 아니에요.”
순간, 백유주의 시선이 천천히 소유나의 배로 내려갔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굳어 있었다.
그 표정은 임신이 아니라는 말이 오히려 실망스럽게 다가온 듯했다.
“그것도 다행이에요. 그날은 너무 위험했으니까요. 괜찮아요, 어차피 유나 언니랑 지후 오빠 사이도 좋잖아요. 언니는 아직 젊으니까, 원하면 언제든 생길 거예요.”
소유나는 마음이 복잡해졌다.
그녀가 임신 여부조차 모른다는 게 이상했다. 문지후는 그렇다 쳐도, 안서영이라면 분명 알려줬을 거라 생각했다.
‘사모님이 내가 임신했다고 믿었기 때문에 유주 씨와 지후 씨의 결혼을 막은 게 아니었나? 그렇다면 이제 사실을 알았는데 왜 유주 씨에게는 알리지 않은 거지?’
“저 지후 씨랑 이미 끝났어요. 저희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소유나는 더 숨길 마음이 없었다.
백유주의 얼굴에는 또다시 놀람이 스쳤다. 그녀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조심스레 물었다.
“정말이에요?”
“못 믿겠으면 직접 물어봐요.”
“왜요? 왜 그렇게 됐어요?”
백유주의 목소리에는 걱정과 당혹이 섞여 있었다.
“서로 맞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저랑 유나 씨도 이제 마주치면 굳이 인사 나눌 필요 없어요.”
소유나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녀가 끊고 싶은 건 문지후와의 관계뿐 아니라, 그와 얽힌 모든 인연이었다.
백유주는 차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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