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9화
소유나는 평소처럼 출퇴근하고, 주말이면 푹 쉬었다.
늦잠을 자도 괜찮았고, 일어나서는 먹고 싶은 걸 해 먹거나, 귀찮으면 밖에서 사 먹으면 그만이었다.
그녀는 이런 생활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
그날은 유연서와 함께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옷을 갈아입고 나란히 방으로 들어서자, 따뜻한 조명이 켜진 아늑한 공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진우 씨 말로는 오후 네 시에 도착한대. 이거 끝내고 바로 공항 가면 딱 맞을 것 같아.”
소유나는 피식 웃었다.
“둘이 사이 좋아졌네.”
“아냐, 그냥 늘 그렇지 뭐. 근데 난 이 정도가 딱 좋아.”
소유나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렇지.”
잠시 정적이 흘렀다. 그러다 유연서가 불쑥 말을 꺼냈다.
“그러고 보니, 지후 씨 며칠 감기 걸려서 꽤 심했다더…”
소유나는 표정이 굳으며 그녀의 말을 끊었다.
“그런 얘기, 굳이 나한테 해줄 필요 없어.”
그러고는 곧바로 눈을 감았다. 문지후에 관한 건,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유연서는 그녀가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확인하곤,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사실 예전에 문지후가 백서윤 문제를 처리했던 방식을 떠올리면, 누구라도 불쾌했을 것이다.
그런 사람에게 소유나가 더 이상 마음을 주지 않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녀는 화제를 돌려 회사 이야기를 꺼냈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신입 말이야. 아부도 잘하고, 입에 꿀이라도 바른 것처럼 말이 달콤해서 회사 남자들이 다 넘어갔어. 힘든 일은 전부 그 애 피해 가더라.”
“남자들은 젊고 예쁜 데다 말까지 잘하는 여자애 좋아하잖아.”
“응. 나도 젊었을 떄 있었지... 그런데 난 왜 그러지 못했을까? 회사 사람들만 잘 달래도 굳이 밖에서 술 마실 필요는 없었을 텐데. 술에 취해 토하고, 몇 번은 병원에 실려 가고... 같은 여잔데, 어쩌다 이렇게 인생이 달라진 건지 모르겠네.”
소유나는 그녀의 하소연에 마음이 살짝 아렸다.
“그렇게 지금의 계약 여왕으로 성장했잖아. 네가 나서면 못 잡는 고객이 없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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