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2화
유연서는 기죽지 않고 그녀를 끝까지 바라봤다.
“됐어요, 저 갈게요.”
그녀는 더는 이 자리에 있고 싶지 않아, 진우에게 짧게 한마디 남기고 병실을 나섰다.
진우는 문지후의 곁을 지키는 특수 비서였다. 대표가 있는 한, 그는 단 한 순간도 자리를 비울 수 없었다.
유연서는 가끔씩, 그가 안쓰러웠다. 은혜를 갚는다는 게 꼭 이렇게까지 자신을 소모해야 하는 걸까 싶었다.
그렇다고 그녀는 그에게 그만두라거나 달라지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진우에게는 진우만의 방식이 있었으니까.
차에 올라탄 유연서는 소유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눌러 두었던 울분이 터져 나왔다.
“사모님은 너한테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지? 나 진짜, 어른이라 참은 거야. 아니었으면 그냥 맞붙었을 거라고!”
유연서의 성격은 불같았다. 한번 불이 붙으면 쉽게 꺼지지 않았다.
소유나는 막 잠에서 깬 듯 나른한 목소리로 그녀를 달랬다.
“연서야, 진정해. 누가 뭐라든 신경 쓰지 마.”
“안 돼! 난 도저히 못 참겠어. 예전엔 네가 사모님을 좋게 본다고 했지만, 난 그게 다 가식이었던 것 같아. 너희 이혼 시킨 것도 사모님이잖아? 지금 와서 지후 씨 보러 오라는 것도 결국 사모님이야. 며느리로 인정하지도 않으면서 왜 며느리 노릇을 강요하는 거냐고!”
그녀는 분노가 치밀어 올라 말끝마다 목소리가 높아졌다. 결국 물병을 집어 반쯤 들이켠 뒤에야 겨우 화가 조금 가라앉았다.
덕분에 소유나는 졸음이 싹 달아났다. 그녀는 몸을 일으켜 침대 머리에 기대앉았다.
“그냥 모른 척해. 무슨 말을 하든, 우리와 상관없는 사람들이야.”
“지후 씨가 방금 또 네 이름 부르더라.”
...
“내가 널 꼭 오라 하려는 건 아니야. 그냥... 좀 불쌍하단 생각이 들어서.”
소유나는 짧게 웃었다.
“여자가 절대 해선 안 되는 게 남자를 불쌍히 여기는 거야. 그 감정이 시작되는 순간, 절대 벗어나지 못해. 난 현장에 없으니 상상할 일도 없고, 불쌍하단 마음조차 들지 않아.”
유연서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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