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6화
문지후는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은 채 몸을 기댔는데 욕망과 억제가 뒤엉킨 힘은 탐욕스럽고도 절박했다. 마지막에는 고개를 떨구어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두 사람 사이엔 아무 말도 오가지 않았다. 애틋함과 온기가 흘러야 할 순간이었지만 감돈 건 싸늘한 정적뿐이었다.
“이게 당신이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에요?”
긴 침묵 끝에 소유나가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
문지후는 눈을 감고 거칠게 숨을 들이켰다.
“난, 이렇게는 못 받아들이겠어.”
소유나는 냉소 어린 숨을 흘렸다.
“그래서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했잖아. 우린 서로 마음이 없어서 안 된다고.”
“지금 난 당신을 사랑하게 됐는데 당신은 예전보다 더 차갑게 굴잖아. 내가 어떻게 체념하겠어.”
그의 푸념에도 소유나의 가슴은 흔들리지 않았다.
“갖고 싶은 걸 얻지 못한 거면서, 그럴듯하게 포장하지 마요. 당신이 느낀 건 사랑이 아니라, 그저 외로움일 뿐이에요.”
그녀의 눈빛이 싸늘히 가라앉았다.
“당신이 바라는 건 내 마음이 아니라, 내 몸이잖아요.”
문지후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
소유나는 허리를 곧게 세우며 서늘하게 웃었다.
“그게 필요하다면, 가져요. 어차피 처음도 아니잖아요.”
문지후는 드디어 그녀에게서 몸을 뗐고 믿기지 않는다는 듯 그녀를 바라봤다.
“하...”
씁쓸한 웃음이 흘러나왔고 이번엔 조롱이 섞여 있었다.
“당신 몸이 그렇게까지 매력적일 거라 생각했어? 하, 소유나, 스스로를 너무 높이 평가하지마. 안심해, 오늘이 마지막이니까.”
그는 그녀를 밀쳐내고 문을 쾅 닫고 나갔다.
소유나는 한동안 벽에 기댄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정말로 그가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라 확신이 선 뒤에야,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혀끝은 얼얼했고 입술은 저릿했다. 허리에는 아직도 그의 손길이 남아 있었고 귀 언저리에는 거친 숨소리가 맴도는 듯했다.
바닥에 눈길을 두니 배달 음식 봉투가 외면당한 채 힘없이 나뒹굴고 있었다.
...
문지후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곧장 술집으로 향했다.
허진서가 도착했을 땐 이미 술병이 몇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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