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화
밤은 고요했으나 소유나는 잠들 수 없었다.
문지후가 죽지 않았다는 사실이 기뻤고 어머니 생명의 은인인 그가 살았다는 게 너무 다행이었다.
사별한 여자가 아닌 이혼한 여자가 된 것에도 감사했다.
...
3월, 벚꽃이 만개하며 곳곳에 은은한 꽃향기가 퍼져 있었다.
허진서가 이혼 서류를 들고 소유나를 찾아왔다.
서류의 마지막 페이지에서 문지후의 서명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직 건강을 회복 중이라 제가 지후 대신 왔어요. 서류는 빠짐없이 챙겼으니 한번 확인하시죠.”
허진서는 간단히 서류 내용을 설명했다.
문지후가 직접 돌아와 이혼 절차를 밟을 줄 알았던 소유나는 적잖이 당황했다.
하지만 뭐가 됐든 결과는 마찬가지였고 혼인 신고를 할 때처럼 그는 직접 오지 않았다.
“꽤 후하네요.”
소유나는 웃으며 말했다.
“혼인신고서에 이름 올리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주지 않겠다고 했었는데.”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녀를 보며 허진서는 왜 조금도 아쉬워하지 않는지 문뜩 궁금했다.
“지후랑 왜 결혼했어요?”
“전에 말씀드렸잖아요. 은혜를 베푼 분이라고요.”
소유나는 마지막 페이지를 보며 펜을 들더니 문지후 이름 옆에 자신의 이름을 썼다.
“사실이에요?”
꾸며낸 거짓말이며 확신하던 문지후 때문에 허진서는 애초에 믿지 않았다.
“당연하죠. 그게 아니면 제가 왜 결혼했겠어요? 그때는 지후 씨가 살 거라고 생각 못 했어요.”
소유나는 서명을 마치고 펜을 서류 위에 올려 그에게 건넸다.
“이렇게 쉽게 이혼할 거예요?”
허진서는 안경을 고쳐 쓰며 서류에 남은 그녀의 사인을 바라봤다.
“왜요?”
소유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사인하지 말까요? 차라리 이혼하기 싫다고 울면서 지후 씨 바짓가랑이라도 붙잡을까요?”
“그런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죠.”
“우리 사이에는 감정도 애증도 없어요. 그러니까 더 이상 이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죠. 건강을 되찾으면 지후 씨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원할 거예요.”
허진서는 그녀의 냉철함에 다소 당황했다.
“아참, 소송은 어땠어요? 순조로웠나요?”
소유나는 무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