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6화
소유나는 밤늦게까지 야근했다. 시계를 보니 어느새 열한 시, 그녀는 서둘러 짐을 챙겨 차에 올랐다.
이런 날들은 고되긴 했지만 이상하게도 공허하지 않았다. 몸과 마음을 몽땅 일에 쏟아부으니, 오히려 힘이 차올랐다. 다만 긴장이 풀리면 밀려드는 피로는 어쩔 수 없었다.
차 안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가 정신을 가다듬고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늦은 시각이라 도로엔 차가 드물었고 졸음이 올까 봐 음악도 켰다.
그런데 뒤에서 따라붙은 한 대의 차가 눈에 띄었다. 우연인가 싶었는데, 차선을 바꾸면 그 차도 함께 바꿨다. 몇 번을 달려도 따돌릴 수 없어 결국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아파트 단지에 도착하자, 그제야 그 차는 따라오지 않았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곯아떨어지고 싶었지만 꾸벅꾸벅 졸던 눈을 억지로 뜨고 샤워를 한 뒤에야 침대에 누웠다. 눈을 감자마자 머릿속은 텅 비었고 곧 깊은 잠에 빠졌다.
다음 날, 소유나는 알람 소리에 억지로 눈을 떴다. 1분이라도 더 자고 싶었지만 눈만 감으면 그대로 다시 잠들어 버릴 것 같아 겨우겨우 몸을 일으켰다. 알람을 다섯 개나 맞춰두었는데, 마지막 알람이 울리고 나서야 기상한 것이다.
세수하고 내려가기까지 고작 몇 분이었다. 차를 몰고 지하 주차장을 나오는데, 경비실 아저씨가 다가와 창문을 두드렸다.
“유나 씨, 이거 받아요.”
소유나는 경비 아저씨 손에 들린 아침 봉투를 보고 손사래를 쳤다.
“아저씨, 전 괜찮아요.”
“다른 사람이 전해달라고 한 거예요.”
“네? 누가요?”
“유나 씨 남자 친구가요.”
경비 아저씨도 소유나와 문지후가 무슨 사이인지 정확히는 몰랐다. 꽤 오래전부터 이곳에 드나드는 모습을 보지 못했으니까.
소유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아저씨가 드세요.”
“안 돼요. 꼭 전해달라고 신신당부했거든요.”
결국 아저씨는 봉투를 차 안에 넣어주었다.
“남자 친구가 아침 꼭 챙겨 먹으라고 하던데요.”
“감사해요.”
차를 몰고 나오면서, 소유나는 조수석 위의 봉투를 흘깃 바라봤다.
‘도대체 문지후는 무슨 생각일까. 왜 아직도 신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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