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7화
전화를 걸었지만 상대방은 끝내 받지 않았다.
“하.”
소유나는 짧게 숨을 내쉬고는 짐을 챙겨 집으로 돌아왔다.
셋째 날 아침, 경비가 또 그녀를 불러 세웠는데 손에는 어김없이 아침 봉투가 들려 있었다.
소유나는 이번에도 거절하지 못하고 받아들였다.
밤이 되자, 그 차는 또 뒤를 따랐다. 다만 이번에는 거리를 두고 멀찍이 따라왔는데 도망칠 틈을 미리 만들어둔 듯했다.
소유나는 굳이 차에서 내리지 않고 그대로 차고로 들어갔다.
넷째 날, 이번에는 경비가 부르기도 전에 그녀가 먼저 차를 세웠다. 창문을 내리고 손을 내밀자, 경비는 아무 말 없이 아침을 건넸다.
점심 무렵, 유연서가 메시지를 보냈다.
[허 변호사, 차 펑크 나서 사고 난 거 알지?]
[알아.]
[근데 그거 일부러 그런 거래. 경찰에서 조사했는데 누군가 타이어에 손댔다고 했어.]
소유나는 단순한 교통사고라고만 생각했지, 그런 내막은 전혀 몰랐다. 물어볼 틈조차 없을 만큼 바빴고 유연서의 메시지에도 답할 여유가 없었다.
아홉 날간 이어진 전시회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성황리에 마무리되자, 전투에서 승리한 병사들처럼 팀원들은 의자에 기대 허리를 쭉 폈고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힘을 다 써버린 몸에는 오직 피로만 남았다.
간단히 회의를 마치고는 이틀간 휴가, 거기에 주말까지 합쳐 나흘간의 여유가 생겼다.
원래라면 다 함께 뒤풀이를 할 계획이었지만 모두 지쳐 그 약속은 미뤄졌다.
그날은 드물게도 열한 시 전에 퇴근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 차는 더 이상 뒤따라오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웠지만 이번에는 피곤하지 않았다. 휴대폰을 확인하자, 허진서가 SNS에 새 게시물을 올려놓았다.
식탁 위에 차려진 밥과 반찬 사진이었는데 분명 그의 솜씨는 아니었다.
소유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장은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역시나, 장은미는 귀국해 있었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그녀는 돌아온 후 마음이 놓였다. 그러나 막상 도착하고 나니, 허진서에게 전화를 걸어야 할지 망설여졌다.
한참 고민하다 결국 번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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