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화

소유나의 반짝이는 눈은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맑았고 요염한 외모와 상반되는 매력을 뽐냈다. 문지후는 흘끗 보고는 호기심 가득한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걔가 누굴 좋아하든 내 알 바는 아니지.” “진서 씨가 그러던데요? 지후 씨가 허락 안 해준다고.” 소유나는 그의 얼굴 더 가까이에 바짝 다가갔다. “지후 씨, 우린 이혼했잖아요. 난 이제 자유의 몸이에요.” 문지후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만약 진서 씨가 진심으로 날 좋아하는 거라면 받아줄 거예요.” 소유나는 제자리로 돌아와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창밖을 바라봤다. “진서 씨는 잘생겼잖아요. 게다가 잘나가는 변호사고 유머러스하니 같이 있으면 무조건 행복할 거예요.” “하.” 귓가에 들려온 비웃음에 소유나는 표정이 일그러졌다. “방금 그 반응 뭐예요?” 문지후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꿈 깨.” 여전히 말이 독한 그를 보며 소유나는 입을 삐죽였다. 문지후는 옷장으로 향하더니 아무 말 없이 대뜸 옷을 벗기 시작했다. 물론 소유나도 그 자리에 서서 피하지 않았다. “아직 내가 안 나갔는데 여기서 옷을 벗어요?” 편안한 후드티로 갈아입은 문지후는 바지를 벗기 직전 소유나를 돌아봤다. “생각보다 얼굴이 두껍네.” 소유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이렇게 환상적인 장면을 놓쳐서는 안 되죠. 고생하는 내 눈에 대한 보상이랄까?” “진서는 얌전한 여자를 좋아해.” 문지후는 그녀를 신경 쓰지 않고 다짜고짜 잠옷 바지를 벗었고 소유나는 그가 벗는 순간 잽싸게 등을 돌렸다.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건 둘째라 치고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 미칠 것만 같았다. “그럼 지후 씨는 어떤 여자가 좋아요?” 소유나는 그냥 흘러가는 말로 물었다. “유나 씨 같은 타입은 질색이야.” 옷을 다 갈아입은 그는 곧장 밖으로 나갔다. 소유나는 발소리를 듣고 뒤를 돌았으나 이미 문지후가 나간 뒤였다. 그녀는 재빨리 뒤를 따랐고 안서영은 그들이 함께 내려오는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잠시 후, 허진서가 도착했다. 그는 소유나가 이곳에 있는 걸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