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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인터폰으로 밖을 내다보던 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다가 문을 열고 웃으며 말했다. “요즘 여기 자주 오네요. 무슨 일이에요? 이혼하니까 갑자기 날 사랑하게 됐어요? 아니면 또 화장실 쓰러?” 소유나가 놀리듯 말했다. 그녀는 문지후를 말문이 막히게 하는 방법을 잘 알았다. 문지후는 방 안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오늘 밤엔 여기서 머물 거야.” “네?” 소유나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고 놀랐다. “머문다고요?” 더할 나위 없이 당당하게 말한 문지후가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소유나가 그의 앞을 막았다. “문지후 씨, 나는 절대 남의 남자를 뺏지 않아요. 잘생긴 남자를 좋아하는 건 맞지만 절대 임자 있는 사람은 건드리지 않아요.” “비켜.” 문지후는 그녀의 말이 들리지 않는 것처럼 행동했다. “...” 소유나는 절대 물러서지 않았다. 화장실을 빌리거나 물을 마시러 왔다면 길을 내줬겠지만 그는 오늘 밤 여기서 머물겠다고 했다. ‘대체 뭘 하려고?’ “우린 이혼했어요.” 소유나가 충고했다. “그쪽은 여기서 밤을 보내면 안 돼요.” 문지후의 눈빛이 깊어졌다. “이혼 안 했어.” “네?” 소유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혼 서류 있어?” 문지후가 되물었다. 없다. “접수 안 했어요?” “안 했어.” 문지후는 손을 뻗어 그녀를 밀쳐내고 안으로 걸어갔다. “경고하는데 넌 유부녀야. 다른 남자랑 적당히 어울려.” “...” 소유나는 자리에 멍하니 서서 그의 말을 되새겼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안 했다니, 도대체 누가 이렇게 업무 효율이 낮은 거야?’ 그녀가 돌아섰을 때 문지후는 이미 소파에 앉아 있었다. 소파의 크기와 푹신함에 불만이 많은지 두 눈에 혐오하는 기색이 가득했다. 소유나는 문을 닫고 그의 앞으로 걸어갔다.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나 피곤해.” 문지후는 소파에 누워 팔짱을 낀 채 눈을 감았다. “똑바로 얘기해요. 왜 이혼 접수하지 않았어요?” 소유나는 그를 내버려두지 않았다. 줄곧 싱글인 줄 알았는데 기혼자였다니. 문지후가 말이 없자 소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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