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화
소유나는 그 메시지를 멍하니 들여다봤다.
‘문지후, 가만히 있는 사람 왜 건드리고 난리야? 조용히 먹고 가면 안 돼? 내가 못 본 척까지 해줬으면 관종 짓은 하지 말아야지.’
소유나는 답장하지 않았다.
그때 유연서가 웃음을 터뜨렸다.
“야, 온다.”
소유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반가워요.”
문지후가 유연서에게 인사를 건넸거 유연서는 예의상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문지후는 소유나 옆에 멈춰서 고개를 숙여 그녀를 내려다보았지만 소유나는 머리도 들지 않았다.
“퇴근하고 데리러 갈게.”
문지후가 조용히 말했지만 소유나는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문지후는 조용히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할 말 있어요?”
소유나가 딱딱하게 물었다.
그녀가 기분 좋을 리 없다는 걸 아는 문지후는 다시 말을 꺼냈다.
“퇴근하면 데리러 갈게.”
“됐어요.”
소유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요.”
문지후는 더 말하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
“밥값은 내가 계산할게.”
“필요 없어요. 내가 알아서 해요.”
...
그는 몸을 조금 숙여, 소유나의 귓가에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오늘 밤 집에서 얘기하자.”
그의 숨결 섞인 목소리가 귓가를 간질였다.
귀를 중심으로 전해지는 그 낯선 감각에 소유나는 몸을 틀며 피했다.
“백서윤이 기다리잖아요.”
문지후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녀의 눈에 담긴 차가운 거리감에 그는 조용히 돌아섰다.
문지후가 자리를 뜨자, 소유나는 물컵을 집어 들고 단숨에 들이켰고 그 모습에 유연서가 웃음을 터뜨렸다.
“진짜 너희 둘은 도무지 모르겠다. 근데 문지후 겉으로 보기엔 그렇게 막 개자식 같진 않은데 또 개자식이고.”
소유나는 길게 숨을 내쉬고, 문지후의 숨결이 스친 귓가를 손으로 툭 만졌다.
“그럼 어떤 게 진짜 개자식이야?”
“봐봐. 개자식이라기엔 대놓고 와서 인사하고, 아니라고 하기엔 또 전 여친이랑 밥 먹고 있고. 이게 뭐야 도대체?”
“몰라. 나도.”
문지후랑 백서윤은 먼저 나갔다.
식사를 마친 후, 소유나와 유연서가 계산하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