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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회사에 돌아오자 안내 데스크에서 택배 하나를 건넸다. 소유나는 그것을 들고 자리로 가 열었다. 내용물을 보고서야 며칠 전에 주문했던 커플링이 떠올랐다. 원래는 사진 찍어서 SNS에 올리고 백서윤이랑 한 판 붙을 생각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유치했다. 문지후는 백서윤과 데이트를 하는데 자신이 이런 거 올린다 해도 남들 보기엔 그냥 우스운 꼴일 뿐이다. 백서윤은 아마 속으로 배꼽 잡고 웃고 있을지도? 소유나는 반지를 서랍 안에 던져 넣더니 마음을 다잡고 다시 일에 집중했다. 퇴근까지는 아직 30분. 그때 문지후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고 소유나는 받지 않았다. 곧 메시지가 도착했다. [회사 앞이야.] 소유나는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고작 저 몇 글자를 본 것만으로 마음이 요동치다니... 문지후의 그 얼굴과 피지컬. 그 말이 그의 입에서 나오는 걸 상상하자니 도무지 진정할 수가 없었다. 역시 사람은 어쩔 수 없다. 남은 30분은 마치 몇 시간처럼 유난히 길게 느껴졌다. 퇴근 시간이 되자 소유나는 자리를 정리하고 가방을 챙겼다. 그리고 떠나기 전, 서랍에 넣어두었던 커플링을 다시 꺼내 가방에 넣었다. 엘리베이터를 내려 회사 1층에 도착했지만 그녀는 곧장 밖으로 나가지 않고 몇 분을 뜸 들이다 조용히 나섰다. 그러고는 건너편 도로에 주차된 문지후의 차를 보았다. 갈까 말까 망설이던 찰나, 문지후가 차에서 내렸다. 하얀 셔츠에 검정 슬랙스. 차 문을 닫고 걸어 내려오는 순간, 그 비주얼은 말 그대로 눈을 압도했다. 꼭 글로벌 모델이 막 런웨이를 나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몇 달간의 요양 덕인지 문지후는 예전처럼 말라 보이지도 않았다.. 피부는 여전히 하얗지만 창백하지 않고 생기 있어 보이는 것이 원래도 흠잡을 데 없던 이목구비는 한층 또렷해져 있었다. 그의 깊은 눈동자가 거리 너머 소유나를 정확히 응시하고 있었다는데 이는 차에 있을 때부터 그녀를 보고 있었단 증거였다. 아니면 이렇게 타이밍 맞춰 내릴 리가 없다. 소유나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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