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화
이때 금발의 혼혈 소녀가 육현석의 앞에 나타나 그의 시야를 가로막았다.
“육 대표님, 오늘 맞선 보러 온 백설아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말하며 백설아는 친근하게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육현석의 대답이 없었다.
그의 얼굴에는 당장 물이라도 떨어질 듯 음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남아있던 이성적인 판단이 눈앞의 여자가 잘못이 없다고 말해주지 않았다면, 다음 순간이라도 그녀를 때렸을지도 모른다.
“죄송합니다. 저는 맞선 볼 생각이 없어요. 누가 맞선 보라고 보냈든 제 의지와는 상관없는 일이예요. 그러니 그만 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는 바쁜 일이 있어서요.”
육현석은 차갑게 말하며 백설아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지만 그래도 계속 고집스럽게 손을 뻗어 그의 팔을 잡고 설득하려 했다.
그녀는 그가 단지 고집이 세고 본성이 냉담해서 그런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더는 참을 수 없었던 육현석은 그녀를 거칠게 밀어냈다.
“백설아 씨, 저는 이성이 저를 만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저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 제 약혼녀이고, 평생 그 여자만을 아내로 맞을 거예요. 다른 사람은 절대 고려하지 않아요.”
말을 마친 그는 시선을 위로 고정한 채 분노를 참으며 그쪽으로 걸어갔다.
백설아는 그의 시선을 따라 위에서 키스를 나누고 있는 두 사람을 힐끗 보더니 순식간에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리고는 서둘러 그를 쫓아가 붙잡았다.
“육 대표님, 좋아하시는 분이 이미 다른 사람과 사귀고 계시네요. 대표님과 그분의 일에 대해 들었는데 사랑은 사랑으로 잊는 법이에요. 하지만 만약 정말로 그분을 놓지 못하고, 그분이 마음을 돌리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 제가 도와드릴 수 있어요. 그분이 육 대표님이 다른 여자와 다정하게 지내는 것을 보면 질투심에 먼저 말을 걸지도 몰라요.”
그렇게 말했지만 백설아의 마음속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단지 육현석을 구슬려서 자신과 사귀게 하고 싶었고, 친밀한 접촉이 있다면 나중에 그의 마음속으로 천천히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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