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5화
“길고양이를 돌볼 필요가 어디 있어요? 이 최고급 사료들은 전부 사랑... 아니, 서우 집에 있는 고양이한테 주려고 산 겁니다. 원래 직접 가져다주려고 했는데, 여기서 만나게 돼서 다행이네요.”
박민재는 마음대로 강서우의 앞으로 다가와 사료 두 봉지를 툭 내려놓았다. 분명 가게에서 가장 비싼 제품이었을 터였다.
하지만 강서우는 흘끗 보기만 하고는 단호히 말했다.
“그냥 환불해. 찹쌀이는 이미 좋아하는 사료가 있어.”
“벌써 정해졌어?”
박민재가 살짝 놀란 듯 물었다.
관리 사무소 직원에게 꼭대기 층 세대주가 어느 날 밤 고양이를 찾고 있었다는 이야길 전해 듣고서야 강서우가 고양이를 기른다는 걸 알았다. 겨우 며칠 만에 벌써 사료 취향이 확실해졌다는 말인가.
“전에 내가 보내 줬던 그 브랜드지?”
옆에 있던 이세빈이 대화를 가로채듯 입을 열었다. 그리고 강서우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찹쌀이 목욕시켜 줄 때 보니까 그 사료가 놓여 있던데. 문 비서를 통해서 줬던 그거 맞지?”
강서우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찹쌀이가 그 사료를 정말 좋아해요. 저도 그걸 더 사 두려던 참이었어요.”
“굳이 온라인 주문할 필요 없어. 내가 다시 문 비서한테 말해 보내도록 할게. 품질도 확실하고요.”
이세빈은 아무렇지 않게 답했다.
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자, 박민재는 눈에 띄게 얼굴이 달아올랐다.
“이세빈 씨는 고양이 마음은 잘 아는 것 같은데, 사람 마음은 잘 모르는 듯하네요.”
뭔가 비꼬는 듯한 그 말에 강서우가 반박하려 했으나, 이세빈이 먼저 나섰다.
“박민재 씨는 고양이 사료 취향도 파악 못 하면서 사람에 대해 운운할 자격이 있나요? 고양이는 자기가 뭘 먹을지 스스로 골라요. 서우도 마찬가지로 누구와 함께할지 직접 선택할 수 있어요. 박민재 씨의 좁은 시야로 그 선택을 함부로 낮춰 보지 마요. 서우는 무엇이 더 나은 것인지 충분히 알 수 있으니까요.”
그 말과 함께 이세빈은 자연스레 몸을 움직여 강서우를 가볍게 뒤에 두는 자세를 취했다.
박민재는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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