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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며칠 후, 유송아는 집으로 돌아온 뒤, 조심스럽게 눈치를 보며 며칠을 보냈다. 다행히 박민재와 평소처럼 말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고 그제야 마음이 조금 놓였다. 마침 이참에 실연을 핑계로 박민재에게 며칠간 여행을 제안해볼 생각이었다. 그러다 박민재가 짐을 싸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혹시 자신이 여행을 가자고 할 걸 미리 알기라도 했단 말인가? 유송아는 한순간 기뻐지며 서둘러 다가갔다. “민재 씨, 혹시 여행이라도 가려는 거예요? 기분 전환 겸?” “구름시에 다녀올 거야.” 박민재가 고개를 들었다. 며칠째 그는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눈만 감으면 이세빈 품 안에 안긴 강서우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머릿속은 터질 듯이 아파왔고 그 와중에 문가에 멍하니 서 있는 유송아를 보며 그는 차갑게 말했다. “서경시에 더 이상 내가 챙길 프로젝트도 없어. 짐 챙겨. 돌아가자.” ‘돌아갈 수 없어!’ 유송아는 속으로 절규했다. 구름시로 돌아가면 박일성의 눈앞에서 더는 박민재에게 가까이 다가갈 틈조차 없을 것이다! ‘안 돼!’ 그 전에 박민재를 반드시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야 한다. 잠깐 당황했던 유송아의 얼굴은 곧 새로운 각오로 바뀌었다. 그녀는 성큼 다가가 박민재의 짐 싸는 손을 누르며 말했다. “민재 씨, 정말 이렇게 서우 언니를 포기할 거예요?” “그럼 어쩌라고?” 박민재의 표정은 냉담했다. 이세빈과 강서우는 이제 공식적으로 부부가 되었다. 그에게 무슨 기회가 남았겠는가. 박민재는 차갑게 손을 치우려 했지만 유송아의 말에 멈칫했다. “결혼했다고 다 끝나는 건 아니잖아요. 계약서에 도장 찍은 것도 아닌데.” “그리고 민재 씨는 그렇게 서우 언니를 사랑하는데 언니가 누구랑 있었던 게 뭐가 중요해요? 혼인 신고를 했든 안 했든, 그게 중요해요?” “그날 내가 그냥 몇 마디 비꼬았다고 날 하루종일 길거리에 내버려둘 만큼 화났잖아요. 그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이면 그렇게 쉽게 포기할 수 있어요? 십수 년의 정인데... 정말 그걸 버릴 수 있겠어요?” 박민재는 대답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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