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7화
“서경시 바이올린 콩쿠르?”
강서우는 초대장을 내려다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녀 맞은편엔 진연우가 앉아 있었고 새로 출시된 밀크티를 한입 맛보며 싱긋 웃어 보였다.
“이건 서경시에서도 꽤나 권위 있는 대회야. 우리 오케스트라에도 심사위원석을 따로 배정해줬거든. 근데 우리 팀에서 가장 실력 좋은 바이올리니스트가 마침 그 기간에 본가에 내려가 서류 정리할 일이 있어서 시간이 안 맞아. 그 자리를 그냥 비우긴 아깝더라고.”
“그래서 나를 찾은 거야?”
강서우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바이올린을 떠난 지 너무 오래였다. 마지막 무대는 얼굴조차 드러내지 않은 가면을 쓴 연주였다.
그녀는 조심스레 초대장을 진연우에게 다시 내밀며 고개를 저었다.
“내 이름으론 심사위원 자리에 앉을 수 없어.”
“하지만 실력은 충분하지.”
진연우는 단호한 표정으로 초대장을 그녀의 손에 다시 쥐여주며 말했다.
“전에 네가 수상했던 그 곡 기억나? 좋은 곡은 시간을 견디는 법이야. 지금도 여전히 그 여운이 남아 있어.”
“...”
강서우는 손안의 초대장이 은은한 열을 품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오랜 침묵 끝에 그녀는 초대장과 함께 진연우가 건넨 새 메뉴의 밀크티도 받아들었다.
“그래. 나도 이제는 뭔가 새롭게 해볼 때가 됐지.”
진연우는 환한 웃음으로 밀크티를 들어 그녀와 건배했다.
“그럼! 새 메뉴도 도전하고 심사위원도 해보고! 우리 인생, 좀 다채로워야 하지 않겠어?”
“다채로워야지!”
강서우는 웃으며 잔을 들어 올렸다. 마치 아무 걱정 없던 시절로 돌아간 듯한 미소였다.
...
콩쿠르 당일.
유송아는 고급 브랜드에서 맞춘 은빛 인어라인 드레스를 입었다. 등장하자마자 주변의 참가자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쏠렸다.
누군가는 그녀의 드레스에 감탄했고 누군가는 괜한 허세라며 수군거렸다.
하지만 유송아는 그런 시선이 오히려 즐거웠다.
시선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에 우아하게 고개를 들고 바이올린을 들고 당당하게 입장했다.
무대 앞엔 검은 단방향 거울이 서 있었다.
연주가 끝나기 전까지 연주자는 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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