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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고림 그룹의 대표인 고태준은 매일 각종 회의와 해외 업무, 고객 접대를 해야 해서 늘 정신없이 바빴다. 그래서 항상 효율이 우선이었고 밥도 빨리 먹어야 했다. 두 사람 사이에 이렇게 생활감이 넘치는 순간은 존재하지 않았다. 저녁에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한 적도 없고, 돈을 좀 아끼려고 흥정해 본 적도 없었다. 그들의 삶은 마치 치밀하게 계획된 전략적 협력 같았다. 고태준은 실행력이 강한 갑이었고 심유나는 온순하고 고분고분한 을이었다. 고태준이 바깥일을 하는 동안 심유나는 내조를 하며 그를 위해 인맥을 관리하고, 고태준의 아내로서 참석해야 할 자리에 나가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재벌가 사모님을 연기했다. 백하윤이 자꾸 수작을 부리지만 않았어도 두 사람은 아마 평생 그렇게 모범적인 부부로 살아갔을지도 몰랐다. 결혼 후 두 사람은 학창 시절 때만큼 친밀하지 않았다. 심유나는 어느샌가 넋을 놓고 있었다. 그녀는 결혼 전 고태준이 고립 그룹의 작은 계열사를 맡았을 때를 떠올렸다. 당시 그들은 파리에서 낯선 젊은이들과 함께 춤을 추며 바보처럼 웃었고, 산토리니에서 보름 동안 살기도 했었다. 고태준은 심유나를 위해 현지 음식을 사 오겠다고 이곳저곳을 누볐었고, 오토바이를 빌려 그녀를 데리고 바닷가 도로를 달리며 자유롭고 낭만 있는 나날들을 보냈다. 고태준은 에게해에서 맹세했었다. “유나야, 앞으로 우리 매년 이런 곳에 한 번씩 여행 오자. 우리 단둘이 말이야.” 집의 벽에 걸린 사진들 중에는 그때 찍었던 사진들이 굉장히 많았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됐는가? 고태준이 고림 그룹의 대표가 된 이후, 첫 결혼기념일 때 고태준은 뉴욕에 출장을 가서 비싼 가방을 선물로 주었고 결혼 2주년 때는 회사에서 급한 업무를 처리하느라 밤새 돌아오지 않았었다. 그리고 결혼 3주년 때 고태준은 임신한 백하윤과 함께 산부인과에 갔다. 매년 여행을 가자던 그의 약속은 한 번도 지켜지지 않았고 결혼 생활은 점점 허무해졌다. 평범한 부부들처럼 둘만의 소소한 시간을 보내는 건 그들에게 쉽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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